고철-철근 수출 제한한다…철강값 더 오를듯

  • 입력 2004년 3월 3일 18시 54분


바닥난 철강 야적장최근 건설업계 등에서는 철근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철재회사 야적장이 텅 비어 있다. 변영욱기자
바닥난 철강 야적장
최근 건설업계 등에서는 철근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철재회사 야적장이 텅 비어 있다. 변영욱기자
최근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고철과 철근의 수출이 엄격히 제한된다. 또 수입 원자재의 출고량을 조절하거나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조사가 시작됐다.

산업자원부는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희범(李熙範) 장관 주재로 철강재 생산 및 수요업계 대표와 관련 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원자재 수급안정대책회의’를 열고 고철과 철근에 대한 수출을 제한키로 했다.

산자부는 이날 회의에서 고철과 철근 등 일부 철강재의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달 8일부터 6개월간 수출제한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수출제한제도가 실시되면 고철과 철근을 수출하려는 업체는 철강협회 등 산자부가 정한 단체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산자부는 또 INI스틸 등 철근 제조업체의 수출 예정 물량 가운데 6만7000t을 국내 공급으로 전환토록 하고 제강사의 고철 수입 비중을 확대할 것을 당부했다.

앞으로 가격이 30% 이상 급등한 원자재에는 할당관세를 매겨 관세율을 크게 낮추기로 했다.

한편 공정위는 금속류와 곡물류 등 수입 원자재에 대한 가격 실태 조사를 벌여 시장교란행위를 단속키로 했다.

조사 대상은 △고철을 원료로 하는 철근 형강 △구리 아연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곡물을 원료로 하는 제분 및 식용유 등이다.

이와 함께 금속류(02-503-9122) 및 곡물류(02-507-0748)의 전담 신고 전화를 개설하고 출고량 조절 등에 대한 신고를 받아 직접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철근 값 상승의 직격타를 맞고 있는 건설업계는 대한건설협회를 중심으로 3일 철강재 수급 안정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비상대책기구를 마련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철강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업체들의 부담은 여전할 전망이다.

한보철강은 수입 고철가격 폭등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23일 출하분부터 철근가격을 t당 4만∼4만2000원 가량 올린다고 3일 밝혔다. 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원은 “철강재 수입가격과 내수가격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늦어도 다음달 중 열연 및 냉연, 후판, 철근 등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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