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대구 한 마리로 씨름을 하고 있던 김진웅씨(25)는 “3년차라 생선 다듬는 데는 ‘선수’가 됐다”고 말한다.
이들이 땀 흘려 내놓는 것은 바로 ‘한 냄비 상품’들. 주5일 근무제의 영향에다 맞벌이 부부와 독신자가 늘면서 냄비 하나에 탁 털어 넣고 요리하면 되는 식품류가 유통업체 식품매장을 점령하고 있다.
▽생선, 야채도 먹을 만큼만=주부 권영현씨(40·서울 은평구 신사동)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생선류를 사는데 해 먹기 좋고 한 번 먹기에 적당해 언제나 손질된 것을 산다”고 말했다.
값은 2∼3배 비싸지만 버리는 게 없고 요리하기 편해 한 냄비 상품은 각광받고 있다. 생선이나 고기류는 주로 3∼4인분, 야채는 1∼2인분으로 나와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볶음밥용 야채, 카레나 자장용 야채, 찌개용 야채, 볶음용 감자채, 매운탕용 야채, 샐러드용 양배추와 양상추 등 조리 직전의 포장야채가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롯데는 이달 들어 매장의 크기를 두 배로 늘렸다.
현대 압구정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샐러드용 야채의 인기가 높다. 1일 평균 80만∼100만원어치가 팔리고 있어 농산물 단일 품목 매출로는 10위다. 현대는 압구정점에서 1월부터 가시를 뺀 생선과 즉석 해물탕을 팔아 좋은 반응을 얻자 2월에는 서울 전점으로 확대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2002년 한 냄비 식품을 처음 내놓은 뒤 현재는 야채만 20여종을 개발할 정도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생선은 얼음 위에 놓고 팔다가 지금은 냉장 매대에서 판다. 이마트 신선식품수산 금석헌 바이어는 “신선도도 예전보다 잘 유지되는 데다 손님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간을 피해서 상품을 미리 준비하므로 매출이 크게 뛰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한 냄비 식품의 매출이 매운탕류는 100%, 전골류는 150%, 양념육은 200% 뛰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5일부터 새로운 한 냄비 식품으로 오징어볶음, 낙지볶음, 주꾸미볶음, 황태구이, 곰장어 볶음 등을 추가한다.
LG홈쇼핑에서는 손질된 고등어를 30분 방송하면 3000∼5000세트 주문이 들어올 만큼 인기다.
▽믿을 만한가=이런 식품군을 사면서 소비자들은 제대로 손질은 됐는지, 다시 씻을 필요는 없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유통업체에서 직접 손질해 내놓는 생선류는 직원에게 물어보는 게 좋다. 롯데에서는 집에서 다시 씻기를, 이마트에서는 손질 없이 바로 먹기를 권하는 등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유통업체들은 만약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현대는 야채유통 전문 브랜드인 ‘싱싱원’의 상품을 들여오기 전 1년여 동안 수시로 불시 위생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롯데도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야채분야에서 CJ㈜의 친환경 제품을 늘리고 있다.
한 냄비 식품 현황 | ||
업체 | 상품(g) | 값(원) |
롯데백화점 | 볶음밥용 야채(150) | 2500 |
찌개용 야채(250) | 4300 | |
양상추 샐러드(150) | 3800 | |
조림감자(500) | 2400 | |
가시 없는 갈치 | 1만3000 | |
현대백화점 | 가시 없는 생선류 | 8900∼1만4700 |
즉석해물탕류 | 8500∼1만7900 | |
신세계백화점 | 각종 야채(160) | 1500∼3000 |
반건조 생선 | 1000∼7000 | |
이마트 | 샐러드류 | 2480∼2900 |
볶음밥용 야채 | 1980 | |
찌개용 양채 | 3650 | |
홈플러스 | 알탕용 알 | 6700 |
추어탕(900) | 6500 | |
부대찌게(750) | 4900 | |
롯데마트 | 샐러드류 | 2000원 미만 |
그랜드마트 | 찌개용 야채류 | 3000원대 |
자료:각 업체 |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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