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불황 위스키업체 ‘바’를 공략하라

  • 입력 2004년 3월 3일 19시 16분


1월 위스키 판매량은 제품에 따라 작년 1월보다 20∼40% 줄었다고 합니다. ‘접대비 실명제’로 유흥업소 영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지요.

위스키 시장의 주 소비처는 룸살롱, 단란주점, 나이트클럽입니다. 위 세 곳의 업종이 전체 판매량의 80∼90%를 차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은 소위 ‘바’입니다. 기존의 호텔 바와 더불어 청담동, 압구정동, 홍익대 입구 등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들의 바들이 많이 생기고 이곳에서의 위스키 소비도 늘어난 것입니다. 예전에는 바라고 해도 카페 분위기로 맥주 소비가 많았는데 2000년 이후에는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죠.

청담동 고급 바의 경우 20대 중반∼40대 초반까지 ‘모던’한 스타일의 중상류층이 주 고객입니다.

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자 위스키 업체들은 바 전담 영업사원들까지 둬가며 특별관리하고 있습니다. 위스키 국내 판매 1위인 디아지오는 전체 100여명의 영업사원 중 바 전담 사원이 20여명이나 됩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도매상과 업소를 돌면서 자사의 위스키를 판촉합니다.

디아지오 홍준의 홍보팀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자릿수를 맴돌던 바 점유율이 최근 10%를 넘어섰고 올해 말까지는 15%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바에서 잘 팔리는 위스키가 룸살롱이나 단란주점하고 다르다는 것입니다. 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위스키로 ‘J&B’와 조니워커, 밸런타인 등을 꼽습니다. J&B는 룸살롱 등에서는 순위에도 끼지 못하지만 바에서는 아주 인기가 좋습니다. 그 이유는 공개된 장소인 바에서 소비자들이 더욱 품격 있는 브랜드를 찾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룸살롱 등에서는 윈저나 임페리얼처럼 국내에만 있는 로컬 브랜드가 잘 나가지만, 바에서 인기를 끄는 위스키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 브랜드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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