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29부동산대책 이후 전반적인 주택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최근 원자재 파동과 시민단체들의 아파트 원가 공개 논란까지 겹치면서 건설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대형 및 중소 건설회사 32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55.4로 조사됐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전달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건설회사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지수인 CBSI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월에 조사를 시작한 이래 올 1월에 가장 낮은 53.3을 기록했다. 2월에는 이 지수가 전달보다 1.1 오른 데 그쳤고 3월에 대한 전망지수는 86.9로 나타나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내수부문은 제조업 설비투자가 4.6%, 도소매 판매가 1.3%씩 감소하는 등 극도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건설부문은 수주 23.1% 증가로 기성(실제 진행된 공사)이 16.8% 늘어 그나마 추락하는 내수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건산연은 올해 건설회사들의 수주액이 지난해에 비해 13% 감소하고 특히 주택부문은 24%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성준 건산연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수주를 받아놓은 물량이 있어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겠으나 최근 원자재 파동, 아파트 분양가 공개 논란 등이 겹치면서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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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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