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의 힘…디즈니, 경영부실 아이스너 회장직 박탈

  • 입력 2004년 3월 4일 20시 16분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 그리고 세계 3대 에너지업체인 로열더치셸의 최고경영자(CEO)가 주주들의 반발로 사퇴 위기에 몰리거나 물러났다.

3일 열린 월트디즈니의 주총에서는 43%의 주주가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61)의 이사선출에 반대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CalPERS)’ 등 기관투자가들이 반대에 앞장섰다. 아이스너 회장은 지난해 93%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주총 직후 열린 디즈니 이사회는 아이스너 회장이 겸직하던 회장직을 조지 미첼 이사회의장에게 넘기도록 결정했다. 아이스너 회장은 CEO직만 수행하게 된 것. 뉴욕 타임스는 기관투자가들이 아이스너 회장의 사임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계약기간은 2006년 9월까지. 월트디즈니는 최근 7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고 주가는 한때 35달러에서 18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케이블업체인 컴캐스트로부터 660억달러(약 78조원)의 인수 제의를 받는 상황에 몰려있다.

필립 와츠 로열더치셸 회장(58)은 석유 및 가스의 총 확보량 중 20%를 장부에 허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3일 사임했다. 와츠 회장은 로열더치셸이 1월 9일 석유 및 가스의 확보량 삭감을 발표하는 자리에 나타나지도 않아 주주들의 분노를 샀다.

와츠 회장은 미국과 네덜란드의 대주주들의 퇴진 압력에 맞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까지 나서 조사에 착수하자 35년간의 회사 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했다. 그의 임기는 2005년 초까지였다.이 진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