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부의 대전환’…집값신화가 꺼질 수밖에 없는 이유

  • 입력 2004년 3월 5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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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대전환/로저 부틀 저 김지연 옮김/584쪽 2만5000원 21세기북스

1985년 발표된 영국의 록그룹 ‘다이어 스트레이츠’(‘처절한 궁핍’이란 뜻)의 ‘Money for Nothing’이란 노래는 불로 소득계층에 대한 통렬한 야유의 상징이었다. 당시 영국은 레이거노믹스의 이란성 쌍둥이라 할 대처리즘 아래 빈부격차가 심화됐다. 그러나 결국 미국과 영국은 이를 바탕으로 금융자본을 통해 다시 세계경제의 중심을 장악했다.

그런데 이 철지난 유행곡 제목이 작년 영국의 경제서적(‘부의 대전환’의 원제) 의 제목으로 부활했다. 저자는 세계 유수의 금융자본의 기업 컨설턴트. 그런 그가 뜻밖에도 1990년대 미국과 영국 금융자본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주식투자 열풍과 뒤이은 부동산열기를 거품이라고 단언한다.

2000년에서 2002년 사이 전 세계 주식가치는 무려 13조달러나 하락했다. 그리고 주식시장을 빠져나간 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1995년 이래 주요 선진국에서 집값은 평균 25%나 상승했다. 이 같은 집값신화 역시 붕괴할 것이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저자는 주식이나 주택과 같은 금융자본을 통한 부의 축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질타한다. 그는 실질생산을 통한 부의 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 미래의 생산물은 유형재가 아닌 무형재다. 여기서 ‘Money for Nothing’은 다시 긍정의 의미를 획득한다. 놀라운 아이러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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