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정보업체 헬로잡의 황인태 사장은 대졸자의 은행 구직난을 이같이 설명했다.
2003년 한 해 동안 늘어난 은행 직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임시직 등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 직원은 모두 12만6200명으로 2002년 말의 11만8700명에 비해 6.3%(7500명)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한 직원 7500명 가운데 82.7%가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은 2002년 말 3만400명에서 지난해 말 3만6600명으로 20.4%(6200명)나 증가했다. 은행 직원 중 비정규직 비중은 같은 기간 25.6%에서 29.0%로 3.4%포인트 늘어났다. 1997년 말 11.7%에 불과했던 비정규직 비중은 이후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단순 창구직원이나 콜센터 상담원을 임시직으로 뽑는 등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정규직이 2002년 말 1만180명에서 작년 말에 1만210명으로 30명 늘었으나 비정규직은 1710명에서 2880명으로 1170명 증가했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한 해 동안 늘어난 530명의 직원 중 500명이 비정규직이었고 정규직은 30명에 그쳤다. 농협은 금융부문 직원이 1만4820명에서 1만7210명으로 2390명이나 늘었지만 비정규직 증가 인원이 2000여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들은 비정규직을 채용할 때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고졸, 전문대졸 등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은 직원을 선호하고 있어 대학 졸업생의 은행 취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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