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부드럽고 강하게 女心 사로잡는다

  • 입력 2004년 3월 8일 16시 31분


포르쉐 박스터 스파이더

포르쉐 박스터 스파이더

《액션영화를 보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장면이 자동차 추격전이다. 영화의 줄거리와는 무관해도 자동차 마니아들에겐 볼거리가 된다.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2’는 특히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영화다. 영화 초반부 자동차 2대가 쫓고 쫓긴다. 톰 크루즈가 탄 차는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 상대방의 차는 아우디 TT 로드스터. 로드스터를 몰고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남자가 운전할 것으로 연상되지만 운전자는 뜻밖에도 여자다. 영화 속에서 여자 주인공과 로드스터는 여러모로 잘 어울린다. 세련됨, 당당함, 섹시함 같은 단어를 연상시키면서….》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남성적인 차량으로 인식되던 쿠페나 로드스터 같은 차량을 선택하는 여성 운전자가 늘고 있다. 세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색상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남다른 멋을 중요시하는 현대 전문직 여성들의 기호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수입자동차 업체들이 내놓을 예정인 신차 가운데는 쿠페와 로드스터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스포티하게 생긴 점에선 공통적이지만 쿠페는 덮개가 있는 반면 로드스터는 덮개가 없다. 쿠페는 과거엔 2인승만 일컬었으나 지금은 4, 5인승까지도 인정된다. 그러나 로드스터는 대개 2인승만을 가리킨다.

다임러크라이슬러 닷지 바이퍼 GTS(맨위)
BMW 330Ci 클럽스포츠(가운데)
아우디 TT DSG 3.2콰트로(아래)

▽어떤 차가 나오나=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전투기보다 빠른 차’로 유명한 닷지 바이퍼 GTS를 이달 말 선보인다. 세계적으로 759대만 한정 생산됐으며 배기량은 7990cc, 최고 속도는 시속 309km.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페라리는 4억5000만원대의 ‘612 스카글리에티’를 곧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아우디는 TT 시리즈 쿠페 ‘TT DSG 3.2 콰트로’를 5월 내놓는다.

로드스터형 차량 가운데는 4월 판매될 포르쉐의 ‘박스터 스파이더’와 5월 선보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SLK’가 마니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

‘박스터 스파이더’는 엔진 성능을 대폭 개선해 스포츠카로서의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곡선을 많이 사용해 외형을 부드럽게 다듬었다.

‘뉴 SLK’는 헤드레스트 부분을 가열해 탑승객의 목 부분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장착한 게 특징.

▽여심을 사로잡는다=여성 고객의 구매가 많아짐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색상과 디자인. 기존에 스포츠카가 주던 딱딱하면서 남성적인 이미지를 줄이려는 의도다.

마세라티는 모두 16종의 차체 색상과 10여종의 내장 색상, 5종의 카펫 색상을 갖춰 취향에 따라 다양한 색상 조합이 가능하게 했다. 천장 마무리 방식과 바느질용 실의 두께 등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포르쉐도 기본색인 검은색과 흰색 외에 붉은색, 노란색 등 원색을 사용하고 있다.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아우디는 둥글둥글하면서 간결한 외형과 함께 차량 내부 역시 원을 모티브로 삼아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했다.

업체들은 또 순발력이 떨어지는 여성 운전자를 배려해 각종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BMW의 쿠페 ‘330Ci 클럽스포츠’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크로스 파이어’에는 미끄러운 길에서 운전할 때 미끄러짐을 자체적으로 감지해 방지해주는 장치가 장착돼 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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