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공식딜러인 대우자동차판매는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전시장에서 유명 의류 브랜드의 패션쇼를 열었다. 사진제공 대우자동차판매
GM 수입차 판매를 총괄하는 대우자동차판매 황순하 상무는 “앞으로 전시장에서 ‘와인 시음회’ ‘재즈 및 실내악 연주회’ 등을 개최할 것”이라며 “문화체험의 장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단순히 자동차를 팔고 사는 장소였다면 지금은 자동차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자동차업체들이 각종 문화행사를 열어 고객들을 모으는 것. 일단 고객과 가까워지는 것이 차량 판매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GM 딜러인 대우자판은 삼성동뿐 아니라 전국 7개 GM 수입차 전시장에 영화 관람이 가능한 홈시어터 시설을 갖추고 간이 커피숍도 운영해 무료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미술작품 전시회는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쌍용자동차의 분당 사랑영업소는 연말마다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화가들의 전시회를 열어 지역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신진 미술작가들의 이색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특이한 전문 매장도 등장하고 있다.
BMW는 ‘운전하지 않고 느낀다’는 슬로건 아래 ‘라이프스타일 컬렉션 전문매장’을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오픈했다. 가방 선글라스 시계 등 액세서리와 의류, 그리고 어린이용 자동차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품 100여종을 판매하는 것.
김영은 이사는 “BMW가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BMW를 살 수 있는 고객뿐 아니라 잠재고객에게도 효과적으로 BMW를 꿈꿀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장 일반적인 변화는 ‘자동차 구입과 부품 구매, 애프터서비스’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체제로 개편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전국 436개 직영매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로는 친환경적 인테리어, 상담실 등을 갖추도록 표준화한 뒤 2단계로 올 연말까지 판매 및 정비 일체형 매장을 만들 방침이다. 대형 복합매장의 경우 신차 쇼룸 외에 세차장, 자동차용품점, 정비작업장까지 갖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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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측은 “복합매장에 있는 정비사업소에는 고객 대기실이 있어 고객이 창문을 통해 차량이 수리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며 “차를 즐기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 편의를 위한 제도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전국 9개의 거점매장을 ‘오토 카페’로 이름 짓고 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했다. 전시장에 TV와 비디오는 물론 장기판, 골프연습코너까지 마련했다.
르노삼성측은 “‘오토 카페’는 판금 도장을 비롯한 직영 정비소도 갖추고 있어 차량을 맡긴 뒤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새벽 2시까지 하는 심야 전시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바쁜 직장인과 심야 쇼핑족 등이 늦은 시간을 이용해 영업소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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