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업계의 대표적 브랜드인 진로와 두산주류BG가 최근 잇따라 알코올 21도의 ‘순한 소주’를 내놓으면서 치열한 인쇄광고 전(戰)을 벌이고 있다.
광고대행사 하쿠호도제일은 최근 진로의 ‘참진(眞)이슬로(露)’(참이슬)의 새 광고에서 신세대 여성 탤런트인 김태희를 모델로 내세웠다.
이는 1998년 소주 광고에 처음으로 여성 모델인 이영애를 내세웠던 참이슬 광고의 전통을 잇는 것으로 황수정 박주미 김정은에 이어 5대째다.
하쿠호도제일측은 기존 소주에 비해 ‘맑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던 지금까지의 광고에서 벗어나 술의 사회적 기능에 포커스를 뒀다고 설명했다.
![]() |
하쿠호도제일 권진선 차장은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술 한잔할래?’라고 말하는 것처럼 술은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해 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사람 사이의 정을 주제로 광고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쇄광고의 카피도 이를 반영하듯 “‘힘들지?’라는 말, 가끔은 어색하죠. 그냥 ‘소주 한잔할까?’라고 말해 보세요.” “‘사귈래?’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소주 한잔할까?’ 라고 말해 버렸습니다”로 정했다.
반면 광고대행사 오리콤은 두산주류BG의 ‘산(山)소주’ 광고를 내놓으면서 이동통신사의 치열한 ‘번호이동성’ 경쟁을 패러디한 ‘소주 이동성 제도’를 캠페인 방식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산소주 광고는 ‘이동성 제도, 즐기시던 안주 그대로 부드러운 소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오리콤 이상훈 부장은 “소주 업계에서 사실상 독보적 지위를 누려온 진로의 참이슬을 따라가는 산소주가 이동통신사의 시장 상황과 비슷하다”며 “1등 업체와의 경쟁을 위해 철저히 술 광고에서 벗어나는 차별화전략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손예진을 기용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