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노점상대표와 함께 단속 싸울 일 안생겨 좋네요”

  • 입력 2004년 3월 8일 19시 59분


“오른쪽 포장마차, 단속 대상입니다. 지하철역 입구에서 6m 이내에 있습니다.”(서울 광진구 가로정비계장)

“저 노점은 생계형입니다. 조금만 왼쪽으로 물리면 되지 않습니까.”(전국노점상 광진·성동지역연합 간부)

2일 오후 9시 서울 광진구의 민관합동 야간순찰.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앞에서 구청 간부와 노점상 대표가 실랑이를 벌였다.

이날 순찰은 광진구의 노점상 자율정비 방침에 따라 광진구청, 노점상 대표, 관내 시민단체 대표가 함께 참가해 처음으로 실시한 지역 실태 조사. 합동순찰반 10여명은 이날 오후 9시반부터 1시간 반 동안 지하철 2, 7호선 건대입구역, 지하철 2호선 강변역 등 지하철역 주변과 주요 간선도로변을 중심으로 노점의 수와 기업형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날 우선정비대상으로 선정된 노점은 모두 37곳. 횡단보도나 육교 주변에 있어서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곳이거나 기업형이라고 판정된 곳들이다. 기업형 노점은 가건물의 형태를 갖추고 탁자나 의자를 갖다 놓거나 종업원을 고용하는지를 놓고 판단했다.

광진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노점 단속이라고 하면 수백명의 경찰 동원이 불가피했던 게 사실”이라며 “처음에는 노점상이 자율정비에 응해 줄지 걱정됐지만 함께 다니며 대화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정비 필요성을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청은 이날 정비 대상으로 선정된 업소에 대해 17일까지 자율정비기간을 주고 이후 실태조사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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