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 양극화…경기민감 업종 ‘꽁꽁’ -레저 문화‘호조’

  • 입력 2004년 3월 9일 18시 44분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은 최근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과는 달리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업의 부진은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영화산업을 중심으로 ‘문화산업’은 활기를 띠었고 호텔과 휴양콘도 운영업, 여행업 등 레저와 관련된 분야도 호조를 보이는 등 서비스업에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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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생산 8개월만에 감소

▽“아직도 봄은 멀었다”=서비스업은 경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런데 1월 서비스업 생산이 2000년 1월 통계청이 서비스업 생산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감소세(―1.7%)를 나타낸 것은 그만큼 내수가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민경(金民卿)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이에 대해 “올해 1월은 지난해 1월과는 달리 설연휴가 끼어 있어 영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동차판매업(―29.4%) 일반음식점(―17.3%) 등 경기민감 업종에서 하락폭이 두 자리를 넘는 등 소비심리는 여전히 냉랭하다.

오문석(吳文碩)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제조업에 비해 고용창출 능력이 좋은 서비스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고용시장에도 좋은 않은 소식”이라며 “올해 1·4분기(1∼3월)까지는 서비스업이 좋아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본격화하는 양극화 현상=전반적으로 서비스업의 생산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종은 ‘나 홀로 성장’을 계속해 눈길을 모았다. 1월 중 호텔업이 1년 전에 비해 12.3% 성장한 것을 포함해 휴양콘도 운영업이 7.7%, 여행업이 14.1% 성장했다.

항공운송업도 13.6%나 성장했다. 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경기침체의 영향권 밖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텔업은 지난해 12월에도 1년 전에 비해 18.4% 증가했다. 또 수출 호조로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운수업도 5.4% 증가했다.

반면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신용카드 및 할부금융업은 1년 전에 비해 36.3% 감소했다.

▽‘실미도’의 힘=1월 중 영화산업은 극장 입장 수입이 급증하면서 1년 전에 비해 41.8%나 늘었다. 이는 이미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실미도’의 힘이라는 것이 영화계의 분석이다.

국내에서 극장 수가 가장 많은 CGV에 따르면 ‘실미도’가 인기를 끌면서 1월 중 객석 점유율이 1년 전에 비해 12%포인트 급증했다는 것.

2월에는 현재 ‘관객 목표 10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됐기 때문에 2월 중 영화산업 매출액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들어 한국 영화가 계속 히트하면서 영화산업 등 ‘문화산업’ 부문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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