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안대희·安大熙)는 10일 “부영이 2002년 대선 당시 여야에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수사하는 도중 비자금을 찾았다”며 “최근 수년간 부영에서 빠져나간 200억원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부영이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에 비자금을 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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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중수부장은 “부영 관련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4·15총선 이후에 재개하겠지만 비자금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동부그룹이 분식회계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동부측이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정치권 로비와 대주주의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안 중수부장은 “동부의 경우도 사안이 무척 중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부영 이중근(李重根) 회장에 대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동부 김준기(金俊起) 회장의 경우 위법 정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대출중개업체 굿머니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조재환(趙在煥) 의원이 열린우리당 신계륜(申溪輪)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이 포함된 문서와 CD 녹취록을 10일 제출함에 따라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은 녹취록에서 신 의원이 굿머니 김영훈 전 대표(37)에게서 3억원을 받은 것 이외에 상품권을 추가로 받은 정황이 포함된 점을 확인하고 보강수사를 검토 중이다. 2002년 12월 31일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신 의원에게 “연말이면 (굿머니) 직원들에게 상품권을 주는데, 당원들 주시라고 (상품권을) 제가 준비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신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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