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GDP의 14%까지 확대” 李부총리 밝혀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54분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외국자본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 확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날 이 부총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진행된 금융기관 구조조정에서 외국자본의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역(逆)차별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부총리가 우리은행 인수와 관련해 외국자본에 대한 대항마로 ‘이헌재 펀드’를 추진한 경력에 비추어 주목된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외국인 투자비중이 2002년 국내총생산(GDP)의 9.2%에서 2010년 14%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외국인들의 우려가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어 이 부총리는 “보험과 투신, 증권 등의 구조조정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가능하면 빨리 끝낼 것”이라며 “기존에 수립된 외국인 기업경영환경 개선 계획과 외국인 생활환경 개선 계획에 제시된 151개 과제 가운데 45개를 연내 완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시장의 경쟁체제는 어느 정도 구축됐지만 이기주의와 집단행동이 만연하는 등 시장 자체의 규율이 확립되지 못했다”며 “시장 실패의 가능성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시장에 정부가 언제든지 개입할 의지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이 부총리는 취임 후 줄곧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투기 세력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날 오찬에는 마르코스 고메스 EUCCK 회장과 주한 유럽 외교사절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 부총리는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비공개 만찬모임을 갖는다.

이날 모임은 전경련 회장단이 이 부총리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투자활성화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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