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공격적인 매수 공세를 펼친 것도 ‘FTSE 선진국 편입’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FTSE지수는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와 런던 증권거래소가 참여한 FTSE그룹이 발표하는 투자지표. 주로 유럽계 투자 자금의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미국계 자금이 주로 활용하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와 함께 세계 2대 투자 벤치마크 지표로 불린다. 한국은 현재 FTSE지수 ‘준선진국(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돼 있다.
▽선진국 편입 가능성 높다=FTSE는 최근 증권거래소에 보낸 공문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해외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실시한 한국 증시의 선진국 편입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를 한국 증시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소는 이에 대해 “이례적인 일”이라며 “FTSE가 한국 증시의 선진국 편입 결정을 내릴 방침이며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풀이했다.
최근 한국과 대만이 공동으로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외신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유럽계 자금의 국내 유입이 늘어난 것은 선진국 증시 편입에 앞서 미리 한국 주식을 편입하려는 포석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30억∼70억달러 추가 유입된다=한국 증시가 선진국에 편입되면 유럽계 자금의 추가 유입이 기대된다. 실제로 영국계 허미스 펀드는 삼성물산 등 국내 우량 상장사 지분 매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원금융지주 대신증권 등 금융회사에 대한 유럽계 펀드의 기업 방문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 500∼1,000선을 오락가락하는 한국 증시가 안정적으로 네 자리 지수 대에 들어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01년 이 지수에 편입된 그리스는 편입 이후 외국계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식거래 규모가 100% 이상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FTSE지수 선진국에 진입하면 대략 30억∼70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라고 소개했다.
▽장밋빛만은 아니다=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등은 한국이 선진국에 편입되면 투자 비중이 준선진국 그룹의 19%에서 선진국 그룹의 1%대로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단기적으로 20억달러의 순유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런 분석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준선진국 그룹과 달리 선진국 그룹에 투자하는 외국계 자본은 높은 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우량 대형주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LG투자증권 김중곤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유통주식 비율이 높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포스코 등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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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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