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23일, 현대엘리베이터는 30일 주총을 연다.
현대그룹과 KCC 양측은 이미 금융감독원에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주총 위임장을 받겠다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표면적인 지분율로 보면 현대그룹이 유리하지만 아직 안심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현대엘리베이터, 범(汎) 현대가문의 향방이 변수=금융감독위원회는 KCC 정상영 명예회장이 사모펀드와 뮤추얼펀드를 통해 갖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78%에 대해 6개월 동안 의결권 제한 및 주식처분명령을 내린 상태다.
표 대결은 현대와 KCC 양측이 내세우는 이사후보 선임 문제를 놓고 이뤄진다.
지금까지 KCC 우호지분은 16.12%에 그쳐 현대그룹의 28.67%에 크게 모자란다.
최대변수는 범 현대가문(15.4%)의 움직임이다.
이들이 KCC의 손을 들어주면 현대그룹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지만 중립을 표방하면 현대 측의 완승이 된다.
범 현대가문은 그동안 중재노력을 벌였지만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의 사퇴로 사실상 무산됐다.
한편 현정은 회장은 "범 현대가문이 KCC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개인과 기관의 움직임 주목=현대상선은 소액주주와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비율이 50%를 넘어선다.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그룹 우호지분은 18.9%, KCC는 6.93%에 불과할 정도로 주식 분산이 비교적 잘 이뤄져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 위임장을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주목할 것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인이 채권단으로 바뀐 현대건설의 움직임.
현대건설은 고(故) 정몽헌 회장이 살아있을 당시 MH계열의 핵심회사였으나 이번 주총에서도 현 회장을 지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반면 KCC 정몽진 회장은 15일 소액주주모임에 보낸 공개답변서에서 "현재까지 KCC 지분을 포함해 20%를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가 사람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3주기를 맞아 20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옛 정주영 회장 자택에 모일 예정이다.
이번 3주기는 순수한 가족행사로 현 회장과 정상영 회장의 자연스런 만남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표 대결을 앞두고 이 모임에서 두 사람이 화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