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틈타 얌체공시?…실적부진-부실 30여건 쏟아져

  • 입력 2004년 3월 15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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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다음날인 13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공시가 유난히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이 탄핵으로 어수선한 정국을 이용하여 ‘악재(惡材)’를 털어내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3일 적자전환이나 자본 일부 잠식 등 실적부진이나 부실공시 등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시가 30여건 쏟아졌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VON과 대흥멀티미디어통신은 각각 자본잠식률이 81.53%, 87.35%라고 자진공시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두 기업에 대해 사업보고서 법정제출기한인 이달 30일까지 자본잠식률을 50% 미만으로 끌어내리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매매거래 정지(3일간) 조치를 받을 수 있는 투자유의 종목으로 안내했다.

코콤 와이즈콘트롤 파워넷 신한SIT 제일엔테크 등은 모두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가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공시했고, 쓰리소프트(3SOFT)는 자본금의 74.7%인 21억7772만원의 특별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SK, 대우조선해양, 삼일제약, 덕성, KEC, 한신공영 등 거래소 기업들도 13일 한꺼번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현대시멘트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40억82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고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돼 불복 절차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탄핵 가결 당일인 12일에도 코스닥기업인 삼화기연과 아이엠알아이는 자본 완전 잠식 사실을, 룸앤데코는 자본잠식률이 87.31%에 이른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박동명 과장은 “일반적으로 시장 마감 이후나 장이 열리지 않는 주말에 나오는 기업공시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며 “이런 기업에 대해선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3일 공시했던 코스닥 등록기업 대부분은 3∼11% 주가가 떨어졌다.

13일 공시한 주요 업체 현황
구분공시시간기업공시내용
코스닥오후 3시49분VON자본잠식
오후 2시59분대흥멀티미디어통신자본잠식
오후 2시 9분코콤당기순손실 증가
오후 1시59분와이즈콘트롤당기순손실 증가
오후 1시58분파워넷당기순손실 증가
오후 1시38분3 SOFT특별손실 발생
오후 1시20분동방라이텍매출 감소
오전 11시21분신한SIT당기순손실 증가
오전 10시20분제일엔테크당기순손실 증가
거래소오후 1시 29분 삼화콘덴서공업불성실공시
오전 10시36분현대시멘트과징금 관련 행정소송
오전 9시 51분SK당기순이익 감소
오전 9시 43분대우조선해양당기순이익 감소
오전 9시 37분삼일제약당기순이익 감소
오전 9시 35분 덕성당기순이익 감소
오전 9시 33분KEC당기순이익 감소
오전 9시 29분한신공영당기순이익 감소
자료:금융감독원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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