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뿐 아니라 스캐너, 복사기 기능까지 갖춘 복합기의 가격이 프린터와 같은 10만원대부터 있었던 것. 성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두 제품 모두 10만∼30만원대로 가격이 비슷해 김씨는 20만원대 복합기를 샀다.
최근 디지털복합기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처음으로 디지털복합기의 판매가 잉크젯프린터 판매량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85만대와 110만대이던 디지털복합기와 잉크젯프린터의 판매 대수가 올해 120만대와 75만대로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지털복합기냐, 잉크젯프린터냐=디지털복합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프린터 외에 스캐너와 복사기 기능까지 갖추고 있지만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제품 유통상가인 테크노마트에 따르면 인쇄 성능이 비슷한 프린터와 복합기의 가격차는 20만원대 복합기 기준으로 7만∼8만원 안팎이다.
세 가지 성능을 갖추고도 가격차가 크지 않은 이유는 디지털 기술의 융합 때문이다. 복합기의 복사 기능은 스캐너를 통해 읽은 자료를 프린터를 통해 출력하는 방식이어서 스캐너와 프린터의 결합으로 저절로 생겨난 기능인 셈이다. 팩스 기능이 결합된 복합기도 나와 있다.
디지털복합기는 여러 기능이 결합돼 있어 여러 제품을 각각 두는 것보다 공간 활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복합기를 선택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가정에서는 사실상 복사 기능을 이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 사무실에서 사용한다면 복합기와 프린터의 출력속도를 꼼꼼히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비슷한 가격일 경우 복합기가 출력속도에서 프린터에 비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잉크젯이냐 레이저냐=현재 팔리고 있는 저렴한 복합기의 대부분은 잉크젯 방식이다.
잉크젯 방식은 복합기 자체의 가격은 싸지만 잉크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유지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보통 2만원 안팎인 흑백 잉크로 출력할 수 있는 문서는 최대 400∼500장이다. 반면 7만원대 토너로는 3000장가량을 인쇄할 수 있다.
컬러 잉크 가격은 대개 4만∼5만원대이기 때문에 잉크를 4, 5번 이상 교체하면 잉크가격이 복합기의 초기 구입비보다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인쇄량이 많은 경우에는 유지비가 저렴한 레이저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출력속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잉크젯 방식의 보급형 제품들은 출력속도가 분당 8∼11장 수준인 반면 레이저 방식은 분당 14∼19장 안팎이다. 다만 레이저방식 복합기는 현재 흑백만 나와 있다.
▽어떤 제품이 있나=지난해 선보인 복합기는 최근 네트워크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나오는 등 다양해지고 있다. 또 플래시메모리 리더기도 갖춰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제품도 많아지고 있다.
대개 10만∼20만원대 제품은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의 기능이 있고 30만원대 제품은 팩스 기능이 추가돼 있다.
기본기능만 있는 10만원대 제품은 HP와 한국엡손, 삼성전자 등이 내놓았다.
가격은 테크노마트 기준으로 HP의 ‘PSC1210’이 15만5000원, 한국엡손의 ‘CX3100’은 17만5000원, 삼성전자의 ‘SCX-1020’은 14만원 수준이다.
20만원대 제품인 HP의 ‘PSC2310’은 플래시메모리 리더기를 갖추고 있어 PC 연결 없이도 사진 출력이 가능하다. 한국엡손의 ‘CX5400’은 컬러 잉크를 색깔별로 분리 교체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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