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인체무해 표면대 생산 (주)삼선그라텍

  • 입력 2004년 3월 16일 21시 39분


“국내 제조업체가 제살 깎아먹기 식의 덤핑을 계속한다면 결국 시장의 황폐화를 앞당길 뿐입니다.”

가구와 건축자재용 종이로 된 표면재를 생산하는 인천 남구 도화동 ㈜삼선그라텍(www.lpm.co.kr)의 남성우 사장(45)은 경쟁업체가 제품의 가격을 내려도 좀처럼 신경을 쓰지 않는다.

가격을 낮춰 제품을 몇 개 더 파는 것보다는 품질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기업의 생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 “대기업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며 신사업 아이템으로 환경친화용 표면재 생산계획을 올렸는데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그냥 사장(死藏)되더군요. 그래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1992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차린 그는 우선 가구용 재료산업이 발달한 독일과 프랑스 등을 다니며 제품에 대한 기술정보를 수집했다.

당시 국내 가구회사 대부분이 비닐로 만든 표면재를 사용했지만 가격이 저렴한 대신 불에 잘 타거나 유해물질을 뿜어낸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는 결국 가격이 비싸도 불에 쉽게 타지 않는 종이를 원료로 한 표면재를 국내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또 인체에 무해한 화학 첨가제와 약품 등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제품의 장점을 부각시켜 영업에 나섰다. 경쟁업체들 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품질의 우수성을 확인한 가구회사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었고 현재는 국내 종이 표면재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가끔 아파트 건설현장에 가 보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방염처리를 하지 않거나 유해물질을 뿜어내는 표면재를 쓰는 곳이 많아 걱정입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표면재에 대한 방염테스트를 한국소방검정공사에 의뢰한 결과 합격 판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한국공기청정협회에 어지럼증과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검출 여부를 자발적으로 의뢰한 상태다. 품질에만은 자신이 있기 때문.

그는 사무 생산직 종업원에게는 상해보험을, 영업부 소속 직원에게는 운전자 복지보험을 가입해 놓았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보험금을 타는 수령자는 회사가 아니라 직원이다.

또 모든 직원의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등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 아파트 구입 등을 위해 목돈이 필요하면 무이자로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복지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그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많은 건축자재와 페인트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서둘러 기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한주택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 등이 올해부터 친환경 소재에 관심을 갖고 사용을 의무화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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