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입찰 때마다 확인되고 있는 풍부한 시중자금의 유입과 공격적인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도 최근 금리강세의 주된 이유다. 게다가 12일에는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 만기가 3년인 국고채 금리가 오전 한때 연 4.46%까지 급락하는 충격을 맞았다.
앞으로 금리는 계속 하락할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우선 세계 금리의 대표자 격인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이 연 3.7%대로 내려와 반등이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고용이나 생산의 선행지표인 실업수당 청구건수, 기업투자, 재고율 등이 미국 경기의 빠른 회복 쪽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록 내수 소비가 실망스러운 수준이지만 수출경기가 6개월째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를 이끌어 왔다.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실망감은 조급한 경기회복에 대한 반작용일 뿐 회복추세 자체를 부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통화팽창과 느림보 경기회복이 단기적인 금리하락을 야기하고 있을 뿐 이제는 점차 금리의 대세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반대 논리지만 만일 경기회복의 탄력이 더 약해지면 금리의 반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열쇠인 중국경기가 둔화되면 원자재 가격하락과 미 달러화의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교역이 둔화돼 각 나라들의 정책금리 인상은 지연될 것이다.
두 번째 경우처럼 세계경기가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가뜩이나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세계경기의 동반조정으로 수출경기마저 위축되면서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와 금리하락 압력은 더욱 커지고 신용위험 또한 높아질 것이다.
상승과 하락의 기로에 놓여 있는 채권시장의 바로미터는 무엇인가. 그것은 채권시장의 대세를 쥐고 있는 실물경기이며, 과거의 지표들이 아니라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예민한 선행지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 khj@fid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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