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류업계의 시설투자와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의류산업협회에 따르면 525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279개사 응답)를 한 결과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총 91억5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6.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역시 총 109억4000만원으로 2002년의 117억7000만원보다 7% 줄어들었다.
조사대상 업체의 고용인원 또한 지난해 3만3011명으로 98년 6만4395명에 비해 49%나 줄었다.
재봉기 등 주요 의류생산 설비도 외환위기 이후 계속 줄어들어 98년 4만778대에서 2002년 2만3989대로, 지난해에는 2만932대까지 떨어졌다.
또 조사대상 업체 생산공장 702개 중 자가공장 비율은 12.8%로 전년의 13.2%보다 낮아진 반면 하청공장은 87.2%로 전년 86.8%보다 높아져 자가공장 보유보다는 하청 형태의 생산방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생산공장 평균가동률은 자가공장이 85.2%, 하청공장은 83.6%로 나타나 전년(자가 90.2%, 하청 89.0%)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의류산업협회 고재길 기획조사팀장은 “공장이 중국 등 저임금 국가로 옮겨가고 저가 의류의 수입이 늘면서 국내 의류 생산기반이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기존의 소품종 다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꿔 소비자의 반응에 즉각 대응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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