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조업단축 본격화…부품업체 타격 우려

  • 입력 2004년 3월 17일 18시 51분


지난해 12월부터 재고 부담에 시달려온 현대자동차가 최근 조업을 단축했다.

이는 르노삼성자동차에 이은 것으로 국내 자동차업계의 생산 감축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반떼XD 클릭 등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경우 2월 말 1∼5공장 가운데 3∼5공장이 휴일근무를 중단했다. 주간과 야간에 이뤄지던 시간외근무 4시간도 하지 않고 있다.

또 EF쏘나타와 그랜저XG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지난달 말 휴일근무를 중단했으며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이뤄지는 주간 시간외근무를 없앴다.

적정 내수재고는 한 달 판매대수의 50% 선이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5만대를 넘어서면서 100%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의 재고도 1월 98일치에서 2월 167일치로 증가했다.

GM대우자동차의 매그너스를 생산하는 대우인천자동차(옛 대우자동차 부평공장)도 다음달부터 일부 조업단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GM대우측은 “1교대로 운영하고 있는 제2공장은 지난해부터 17일 정도의 월간 근무일수를 유지해왔다”며 “내수침체로 4월부터 조업 일수를 13일 정도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르노삼성은 지난해 12월 주간과 야간 2교대 생산체제에서 주간 생산체제로 전환했다.

자동차업계의 조업단축이 본격화되면서 소득 감소에 따른 노조의 불만과 부품업체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울산공장의 경우 조업단축으로 3월 총근무시간은 전월에 비해 30∼40시간 줄어들 것”이라며 “조합원의 평균 시간외수당도 지난달에 비해 약 50만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자동차·조선팀장은 “완성차 업체의 조업단축은 원자재난 등으로 위축된 관련 부품업체들에 더 큰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며 “6개월 이상 내수부진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1, 2월 내수침체로 재고가 늘어 일시적으로 시간외근무를 줄인 것”이라며 “이달부터 새 차 ‘투싼’ 판매로 ‘신차 효과’가 생기면 조업시간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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