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하임숙/편의점에 숨은 ‘상품진열의 과학’

  • 입력 2004년 3월 17일 18시 57분


편의점에 자주 들르시죠? 24시간 문이 열려 있고, 할인점이나 백화점처럼 큰마음 먹고 가지 않아도 되며, 잠시만 서 있어도 동시대인들의 소비패턴을 알 수 있는 공간.

25평밖에 안되는 그 작은 공간 안에 들어있는 상품은 2500여 가지.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잘 분석해 최대한 많이 팔리도록 물건을 배치해야 하는 게 업체들의 당면 과제겠지요. 편의점 매장 안에는 ‘상품 진열의 과학’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게 음료수입니다. 그런데 음료수 냉장고는 매장의 가장 깊숙한 곳에 배치돼 있죠. 한 번 들어선 소비자가 매장 안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대부분의 편의점들이 이렇게 한다는군요.

상품이 늘어선 판매대를 잘 관찰하면 ‘연관 상품’으로 묶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서 뒤로 돌면 바로 안주가 배치돼 있는 게 그 사례지요. 우유 뒤에는 빵이, 컵라면 판매대 인근에는 김치 같은 냉장식품을 두는 식입니다.

판매대의 높이는 135cm, 폭은 90cm가 일반적입니다. 한국 성인 남자의 평균 키인 170cm를 기준으로 상품을 고르기에 가장 편안한 높이를 뽑아낸 것입니다. 폭은 1m 떨어져 봤을 때 한눈에 상품이 들어오게끔 구성을 했다고 합니다.

계산대에는 ‘잔돈 상품’을 두는 것도 일반적입니다. 목적 구매를 끝낸 고객이 계산을 하다가 껌이나 라이터 같은 것에 무심코 손이 가도록 하기 위한 조치지요.

“계절별로 점포에 판매대 구성도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으며 껌 한통의 위치도 지난해 판매 데이터와 소비 성향을 감안해 바꾸죠.”

LG25 상품기획팀 이승주 부장의 말입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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