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외부감사인인 삼정KPMG가 현대상선의 2000, 2001년 재무제표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분식회계 의혹을 사실상 시인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금까지 △매출채권 2251억원 △공기구비품 2508억원 △기계장치 1465억원 등 총 6224억원을 실제가치보다 높게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정KPMG는 이 금액을 모두 손실 처리하는 조건으로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냈고 현대상선은 증권거래소 퇴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금감원은 작년 3월 현대상선 감리 과정에서 일부 드러난 단기차입금 누락 3000억원과 대북 송금액 2235억원 등이 이번 오류수정 부분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현대상선에 대한 정밀감리 과정에서 과거의 분식 혐의가 확인되면 유가증권발행 제한, 관련 회계법인 및 임원 제재 등과 함께 검찰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은 “공기구비품 등은 2000년 10월에 과대 계상됐는데 당시 경영진이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 현 임원진은 그 내용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2002년에 특별이익이 많았던 만큼 지난해에 알았더라면 부실을 털었을 것”이라며 “당시엔 대북송금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된 데다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느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나면서 23일로 예정된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는 금강고려화학(KCC)이 명분상 우위를 얻게 됐다. 현대그룹과 KCC는 주총에서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의 이사선임을 높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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