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옛 삼성상용차 공장시설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외 4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옛 삼성상용차 공장(부지 18만2000여평)에는 6000여억원이 투입된 상용차 조립라인이 갖춰져 있다.
삼성상용차는 외환위기 사태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던 중 2000년 파산, 공장이 폐쇄됐다.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부지를 첨단 산업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공장부지와 생산설비를 950억원에 매입했다.
시에 따르면 최근 상용차 제조설비 매각공고를 낸 결과 ㈜KCA, 한서정공, 베트남 업체인 빔(VEAM), 거우 엔터프라이즈 등 4개 업체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전직 삼성상용차 직원들이 설립한 ㈜KCA는 중국의 자동차업체인 주리(巨力)와 손을 잡고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 KCA는 설비 재가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서정공은 공장과 설비를 인수하면 기존 공장에서 반제품 형태의 주요 부품을 생산, 해외에 수출하고 일본 닛산 디젤의 부품 주문생산 업무도 맡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서정공 측은 상용차 생산설비 재가동을 위해 400∼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것.
베트남의 엔진 및 농기계제조 국영기업인 빔사는 삼성상용차의 설비를 베트남으로 이전해 소형 상용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빔사는 자국의 기술수준을 감안, 관련 부품을 전량 대구지역 자동차부품 제조업계로부터 공급받는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거우 엔터프라이즈는 중국 다롄(大連)의 한 투자회사와 제휴해 인수전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22일까지 우선협상 평가 대상자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삼성상용차 매각의 경제성과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한 뒤에도 적합한 인수업체가 없다고 판단될 때는 공개 입찰로 매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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