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재경부장관-박승 한은총재 '화합의 폭탄주'

  • 입력 2004년 3월 21일 14시 31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경제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가 '화합의 폭탄주 회동'을 가져 화제다.

19일 오후 이 부총리와 박 총재를 포함한 재경부와 한은의 양측 간부 18명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식집에서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다. 이 부총리와 박 총재는 경제문제와 관련한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만났지만 간부들을 이끌고 식사모임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이날 저녁식사는 소주로 시작해 폭탄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재경부와 한은의 사이가 좋아야 경제가 안정된다"며 한은과 재경부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총재는 "이 부총리가 경제의 중심을 잡아 (탄핵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추켜세웠다.

또 재경부의 한 간부는 "최근 해외출장을 갔더니 외국 경제인들이 '한국은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하더라"면서 "탄핵도 이해가 안 되지만 그런 충격에도 경제가 별 탈 없이 돌아가는 사실을 놀라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 부총리는 "한은 총재의 연봉이 시중은행장보다 낮으면 중앙은행이 시장에서 낮춰 보일 수 있으니 총재 연봉을 많이 올리시라"고 말했다. 이에 박 총재는 "지금도 많이 받고 있다"고 화답했다.

참석자 중 한명은 "2시간 반 정도 자리가 이어지면서 양측 간부 사이에서 한은 독립과 관련, 날카로운 신경전이 있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재경부와 한은의 협조체제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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