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家電시장 한국돌풍…‘국민브랜드’에 LG -삼성 뽑혀

  • 입력 2004년 3월 21일 17시 50분


“인지도가 높았던 일본과 미국 기업에 맞서 유라시아 대륙 구석구석을 누비며 브랜드를 알린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의 대회궁전(大會宮殿)에서 열린 러시아 ‘국민브랜드’ 인증식에서 LG전자 러시아법인장 변경훈(邊京勳·사진) 부사장은 세 차례나 시상대에 섰다. 21개 대상 품목 중 오디오, 에어컨, 진공청소기가 소비자들이 직접 뽑은 최고 상품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LG는 앞으로 2년 동안 이들 상품에 국민브랜드 마크를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뽑힌 전자레인지까지 포함하면 4개 부문에서 국민브랜드 자격을 가지게 된 것.

이날 삼성전자도 홈시네마 등 2개 부문에서 국민브랜드 자격을 받아 가전 부문은 한국 기업의 독무대였다. 국민브랜드 선정은 일간 이즈베스티야 등 주요 언론의 공동 주관으로 해마다 이뤄진다.

LG는 지난해 80%가 넘는 매출 증가로 현재 러시아 전체 가전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에어컨, TV, 진공청소기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첫째 비결은 현지인의 기호를 감안한 기능과 디자인 개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러시아인의 특성을 감안해 가라오케 기능을 덧붙인 오디오를 내놔 ‘대박’을 터뜨린 것이 대표적 사례다.

40여명의 직원은 마케팅과 판매망 확충을 위해 연중 절반을 지방에 내려가 살다시피 한다. 낡은 러시아제 여객기에 몸을 싣고 이름도 생소한 소도시까지 찾아다녔다. 올해 말까지 러시아 전역에 모두 300여개의 대리점을 열 계획이다.

변 부사장은 “러시아 시장이 급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올해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매출을 70%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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