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맞은 편 시티파크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첫날인 19일부터 21일까지 3만5000여명의 청약 희망자가 방문했다.
주말 내내 모델하우스에 들어가려는 청약 희망자들의 줄이 100m를 넘었고 주차장을 찾지 못한 자동차 탓에 주변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장기 투자자도 많아=21일 오전 11시. 시티파크 모델하우스 앞 인도는 청약 희망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줄을 선 강남희씨(주부)는 “당첨되면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약 희망자들에게 연락처를 받고 명함을 건네는 중개업자만 줄잡아 100여명. 연락처를 준 사람의 당첨 여부를 확인해 분양권을 중개하기 위한 것이다.
모델하우스 내부도 청약희망자와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이 뒤섞여 북새통이었다. 중개업자의 불법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국세청 직원이 25명이나 상주하고 있었지만 중개업자의 활동을 막지는 않았다. 아직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지는 않기 때문.
시티파크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단기 매매를 하려는 사람 못지않게 여윳돈을 분양권에 묻어두려는 장기 투자자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남구에 사는 K씨는 “당첨되면 중도금을 내면서 1∼2년 정도 분양권 프리미엄이 크게 오를 때를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양도소득세 주의=새 주택법 시행령이 30일부터 시행되므로 당첨자는 1회에 한해 분양권을 팔 수 있다. 이때 분양권 프리미엄에도 양도세가 부과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규원 세무사는 “당첨자가 분양권을 1년 이내에 팔면 프리미엄의 5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권 거래 때 양도소득세의 10%인 주민세도 부과된다. 프리미엄의 55%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과다한 차익 기대는 위험=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중개업자는 “입주 때는 아파트의 평당 시세가 25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개업자들의 과장’이라고 말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용산 미군기지 이전 등 용산 지역의 변화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무턱대고 높은 웃돈을 주고 프리미엄을 사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1650만원선이다.
인근 이촌동 ‘LG자이’ 아파트 시세는 일부 대형 평형을 제외하면 평당 2000만∼2200만원선.
LG자이의 한강 조망권은 시티파크에 비해 뛰어나다. 이를 고려하면 입주 때 시티파크의 가치를 평당 2000만원 이상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시티파크의 분양 관계자는 “분양 직후 프리미엄은 중개업자의 시장 조작에 의해 결정된다”며 “적어도 1∼2년은 지나야 합리적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티파크 청약은 23, 24일 서울 등 수도권의 한미은행 지점에서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30일로 예정돼 있다. 계약은 4월 1, 2일 실시한다.
롯데건설측은 “청약자가 대거 몰릴 강남권, 여의도, 용산구 등의 한미은행 지점은 피하는 것이 청약하기에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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