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영학계 전문지인 ‘저널 오브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터디스(JIBS)’는 최근호에서 세계 500대 기업의 지역별 매출액을 분석한 뒤 세계 500대 기업 중에서 전 세계에서 골고루 매출을 올리는 ‘진짜 글로벌 기업’은 9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특정 지역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글로벌기업이 아니라는 것.
2001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9위인 미국의 IBM은 북미시장 이외에도 아시아 태평양(20.0%), 유럽(28.0%)에서 고른 매출을 올렸다.
일본의 소니, 네덜란드의 필립스, 핀란드의 노키아, 미국의 인텔, 일본의 캐논, 미국의 코카콜라도 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 시장 등 3개 시장에서 각각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판매했다.
JIBS에 따르면 500대 기업에서 자료가 불충분한 120개 기업을 제외한 총 380개 기업 중 320개는 ‘텃밭’인 출신 지역 매출액이 50%가 넘었다. 다른 지역에서 매출액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세계 1위인 미국 월마트는 북미 지역 매출이 94.1%에 달했다. 제너럴모터스(GM·3위), 포드(5위), 제너럴일렉트릭(GE·9위)도 북미지역 매출액 비중이 각각 81.1%, 66.7%, 59.1%에 달했다. JIBS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에서 각각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 중 20%를 넘어야만 글로벌 기업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지역 매출액이 과도하다는 것은 제품이 전 세계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 할 수 없다는 것.
한편 2개 시장에서만 호조를 보이는 기업은 25개. BP(세계 4위)는 북미와 유럽에서, 도요타(10위)와 닛산(58위)은 북미, 아시아태평양 등 2개 시장에서의 매출액이 전체의 80∼90%를 차지했다.
출신 지역이 아닌 시장에서 최대 매출액을 올리는 기업들도 있었다. 유럽의 ING그룹(20위)과 로열어홀드(38위)의 북미 매출액 비중은 50%가 넘었다. 일본 기업인 혼다(41위)의 북미 매출액은 53.9%.
나이키는 500대 기업에 속하진 않았지만 흥미로운 사례. 제품의 99%를 중국(38%)과 동남아(61%) 지역 하청업체를 통해 조달한 뒤 미국에서 전체 매출의 52.1%를 올렸다.
지역별 매출액이 잘 분산된 글로벌 기업 (단위:%) | |||||
매출액 순위 | 기업 | 국가 | 북미 비중 | 유럽 비중 | 아태 비중 |
19 | IBM | 미국 | 43.5 | 28.0 | 20.0 |
37 | 소니 | 일본 | 29.8 | 20.2 | 32.8 |
143 | 필립스 | 네덜란드 | 28.7 | 43.0 | 21.5 |
147 | 노키아 | 핀란드 | 25.0 | 49.0 | 26.0 |
190 | 캐논 | 일본 | 33.8 | 20.8 | 28.5 |
388 | 플렉스 트로닉스 | 싱가포르 | 46.3 | 30.9 | 22.4 |
459 | 루이뷔통 | 프랑스 | 26.0 | 36.0 | 32.0 |
2001년 기준. 자료: JIBS |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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