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장 자살로 본 현황-옛 大宇계열사 모두 재기 성공

  • 입력 2004년 3월 23일 20시 05분


남상국(南相國) 전 대우건설 사장의 자살을 계기로 옛 대우 계열사의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을 포함한 옛 대우 계열사는 1998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채권단이 관리하면서 모두 재기에 성공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둔 상태.

대우 계열사가 모두 부활한 이유는 우선 채권단이 부채의 대부분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해 상당한 빚을 탕감해준 요인이 크다. 또 혼란의 와중에서도 각 계열사의 본질적인 영업능력이 훼손되지 않아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면서 곧바로 일어섰다.

채권단은 대우에서 오래 일해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전문경영인들에게 회사를 맡겼고 이들이 지금껏 경영을 잘 해왔다.

남 전 사장도 비자금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는 대우건설 부활의 주역으로 회사 안팎에서 신망이 높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6조548억원, 당기순이익 163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 사장과 대우종합기계의 양재신 사장, 대우인터내셔널 이태용 사장, 대우일렉트로닉스 김충훈 사장은 모두 대우에서 청춘을 보낸 ‘대우맨’으로 구원투수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먼저 새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대우종합기계. 옛 대우중공업이 1997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기업 상황이 개선되면서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이때 대우중공업에서 대우종합기계와 대우조선해양이 기업 분할됐다. 대우종합기계는 중국에 대한 굴착기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최고의 호황을 만끽해 작년 매출 2조3100억원, 순이익 1643억원을 기록했다.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지분 35.2%)가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며 현대중공업, 두산, 한화, 팬택 등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4조3304억원, 순이익 2542억원을 기록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 31.1%)이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워낙 덩치가 커 새 주인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1999년 말 워크아웃에 들어가 사업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으며 작년에 첫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향상되고 있다. 당초 워크아웃 계획에는 경상이익이 300억원대로 돼 있었지만 지난해 매출 2조715억원, 경상이익 102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최대 1만2000명이던 직원은 3900명까지 줄었고 가스보일러사업부와 모니터사업부는 각각 대우가스보일러와 대우루컴즈로 분사했다. 해외 지사 수도 100여개에서 25개로 줄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TV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7대 가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당초 계획된 워크아웃 졸업 시기(2006년)를 1∼2년 앞당길 방침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며 780억원의 영업이익도 냈다. 현재 자산관리공사(지분 37.14%)가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1999년 대우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증권은 계열 분리 후 처음으로 올해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권가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면서 유력한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옛 대우계열사 현황
지난해 실적(단위:억원)최대주주
매출당기순이익
대우건설60,5481,637자산관리공사
대우종합기계23,1001,643자산관리공사
대우조선해양43,3042,542산업은행
대우일렉트로닉스20,715750자산관리공사
대우인터내셔널41,037545자산관리공사
대우증권7,033―604산업은행
대우증권은 2002년 기준.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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