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회의소 “사외이사 경영감시 탈피해 경영자문 위주로”

  • 입력 2004년 3월 23일 20시 05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해 경제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주요국 기업의 이사회 기능과 정책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는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해 분식회계 방지 등 경영 감시가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면서 “이사회의 기능을 경영자문이나 경영전략 수립 지원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은 회사 경영진의 감시라는 이사회의 독립성만 부각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중요한 사항은 이사회 기능의 효율성과 전문성이라는 것.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제도의 본고장인 미국은 사외이사의 80% 정도가 다른 회사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이며, 이들은 해당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 자문에 응하고 전략을 검토한다.

월마트는 이사회 안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각 2명으로 구성되는 전략수립 및 금융위원회를 두어 금융 현안을 분석하고 회사의 장기전략 수립 업무를 지원하도록 한다. 휴렛팩커드는 이사회 산하에 있는 기술위원회가 회사의 기술경쟁력과 지적재산권을 평가하고 기술전략과 투자방향 규모 등에 대해 권고한다.

또 비아그라를 만드는 화이자의 경우 사외이사의 보수 절반을 주식으로 지급해 사외이사가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사외이사가 해당회사 주식의 10% 이상 보유를 금지해 대주주가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사외이사로 취임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돼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사회가 경쟁력 제고나 투자 결정 등 기업가치 향상과 직결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사외이사 역할
미국독일일본한국
기본이념주주중시이해관계자 중시이해관계자
중시
주주 자본주의
이사회제도사외이사
중심
내부이사
(경영이사회)
내부이사 중심사외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주요 역할경영감시+
경영자문
경영감독
(감독이사회)
감사 역할경영감시 역할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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