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파크 '투기광풍' 6조원 몰렸다

  • 입력 2004년 3월 24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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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짓는 주상복합 '시티파크'에 약 20만명의 청약자가 몰려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청약 마지막 날인 24일 시티파크 청약을 받는 서울 등 수도권의 한미은행 지점에는 전날 보다 적어도 50% 이상 늘어난 청약자가 몰려들었다.

전문 투기꾼에다 일반 직장인, 주부 등을 가리지 않고 '묻지마 투자'식 청약이 수도권 전역을 휩쓸었다.

이동식 중개업자인 '떴다방'이 불법 분양권 전매까지 부추겨 30일 당첨자 발표 후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미은행 여의도지점 앞에 청약자가 줄을 서기 시작한 것은 이 날 새벽 2시.

9시경 청약자의 줄은 100m를 넘었고 지점이 준비한 번호표 1000개는 곧 동이 났다.

은행의 번호표 제작기계는 세 자리 이상 숫자를 표시하지 못하는 탓에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번호표를 만드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강남구 개포동 E사 직원 10명은 이 날 점심 시간을 이용해 한미은행 도곡동 지점을 찾았으나 허탕을 쳤다. 이미 1000명 이상의 청약자가 몰려 "강남권에서 청약은 거의 불가능하다. 분당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한미은행 각 지점 주변에서는 떴다방들이 "당첨자 발표 후 계약할 때까지 몇 번이고 전매를 할 수 있다"며 불법 전매를 부추겼다. 시티파크는 4월1, 2일 계약 이후 1회에 한해 전매를 할 수 있으나 계약 이전의 전매는 모두 불법이다.

23, 24일 이틀 동안 접수된 청약금은 6조원(1인당 3000만원, 20만명 기준)을 웃돌 전망이다. 이는 아파트 청약 사상 최고액이다.

투기 광풍(狂風)은 정부와 시중자금, 투기심리 등의 합작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얼티코리아 박재열 이사는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부 전매를 허용해 시중 자금에 불을 붙였다"라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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