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엘리베이터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소액주주들이 난감한 입장에 놓였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25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4만2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사흘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22% 하락했다.
KCC가 전날 현대그룹 경영권의 조건부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인수합병(M&A) 프리미엄이 일순간에 가라앉은 결과. 처분명령을 받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매물도 계속 시장에 쏟아지는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는 주주총회 이후에는 추가 급락 등 변동성이 훨씬 심해질 전망이다.
KCC의 달라진 태도에 당황한 것은 소액주주들. 주주총회의 결정적인 변수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이제는 속수무책으로 주가 하락의 피해를 떠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 “주가 급락이 계속될 경우 KCC 반대 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소액주주 모임의 경고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현대그룹이 소액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 효과도 아직은 미지수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다음달 13일까지 진행되는 KCC의 공개매수(57만1500주, 주당 7만원)에 응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KCC 관계자는 “최근까지 공개매수에 응하는 투자자의 수가 미미했지만 조건부 경영권 포기 방침을 밝힌 뒤부터 공개매수의 조건과 절차 등을 묻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률이 높아질 경우 배분 물량이 줄어들어 보유 주식을 다 처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공개 매수 물량은 전체 지분의 8%가량으로 소액주주 지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편 KCC 주가는 이날 불확실성 해소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전날보다 5.38% 올라 대조를 보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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