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CEO 전성시대…지나친 자사 이기주의로 흐를수도

  • 입력 2004년 3월 25일 18시 41분


외국계 자본이 금융기관의 대주주로 부상하면서 외국인이나 외국계 금융회사 출신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이들은 능력과 실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나치게 자사 이기주의에 흐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에 은행 증권 투신 등 금융업계에서 1, 2명에 불과하던 외국인이나 외국계 금융회사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났다.

시중은행장에서 외국계 CEO는 절반을 넘어섰다. 하영구 한미은행장은 씨티은행 출신이고.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은 뱅커스 트러스트 서울지점에 입사한 뒤 8년간 근무했다. 최동수 조흥은행장도 호주 웨스트팩은행 서울지점장 등을 거쳤다.

제일은행의 로버트 코헨 행장과 외환은행의 로버트 팰런 행장을 합하면 8개 은행 중 국민(김정태), 하나(김승유), 신한(신상훈)을 제외한 5명이 외국계 은행 출신 CEO다.

35개 증권사(외국계 지점 제외) 중에도 브릿지(윌리엄 대니얼), KGI(마이클 창),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티모시 헴스), 푸르덴셜투자(크리스토퍼 쿠퍼), CLSA코리아(데이비드 코터키오) 등 5개 회사의 CEO가 외국인이다.

32개 투신운용사 중에는 농협CA(필립 바체비치), 신한BNP파리바(리처드 발롱티), 조흥(로이홍), 프랭클린템플턴(마이클 리드), 하나알리안츠(오이겐 뢰플러) 등 5명이 외국인이다.

최장봉(崔長鳳)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및 외국계 CEO의 장단점이 있지만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며 “금융 감독당국도 CEO 적격성 심사를 할 때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이들에 대한 시장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