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티파크 이상(異常) 청약 열기에 대해 △‘시티파크’의 우수한 상품성 △주택정책의 허점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대박’을 노리는 사회적 투기심리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시티파크의 자체 상품성이 높아=시티파크가 들어설 용산지역은 고속철 역세권으로 분류되고 인근 미군부대터가 공원으로 개발돼 교통, 환경여건이 좋은 노른자위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생활여건은 물론 투자가치가 높은 주택상품으로 지난해부터 줄곧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일부 주상복합에 붙은 엄청난 프리미엄도 시티파크 청약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일종의 ‘학습효과’다.
다음달 입주하는 타워팰리스 3차 47평형은 분양가격이 3억4000만원이었으나 시세는 최고 12억원. 웃돈이 분양가의 2.5배에 이른다.
▽투자 기대도 한몫=여기에 주상복합 청약에는 리스크가 거의 없다. 청약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거의 손해 보는 것이 없어 주식투자와는 대조적이다.
또 시티파크는 전매 제한이 실시되는 3월 30일 이전의 마지막 대규모 주상복합 청약이라는 점이 이번 ‘이상 열기’에 크게 작용했다.
부동산 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것도 이틀 새 8조원 가까이 몰린 주요 원인이 됐다.
우리증권 이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시티파크 열기는 저금리에 투자자들이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대박’ 심리는 그대로 남아 있는 사회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책 빈틈이 투기 조장=집값이 급등한 2002년 이후 정부는 잇따라 투기대책을 내놓았지만 단기적으로는 투기를 되레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2002년 9월 일반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 기간을 계약 이후 1년으로 제한했다. 이 때부터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주상복합아파트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당시 LG건설이 분양한 서울 용산구의 주상복합 ‘LG 에클라트’는 평형에 따라 최고 106.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03년 5월 일반 아파트와 300가구 이상 주상복합의 전매제한조치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사업승인을 받아 전매가 가능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주상복합 ‘더 샵(The #)스타시티’에 2조6940억원의 청약금이 몰린 것.
규제가 발표될 때마다 예외에 해당하는 상품이 대체 투자처로 떠올라 투기 바람을 불러온 셈이다.
또 그동안 정부가 잇따라 세금을 동원한 주택시장 안정책을 내놓았으나 주상복합 분양시장에서는 ‘약발’이 거의 먹히지 않았다.
리얼티코리아의 박재열 이사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뻔히 눈에 보이는데 세금이 무서워 청약을 안 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부터 주상복합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시티파크와 같은 청약과열은 다시 나타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규제를 피해 토지, 상가, 오피스텔 등 다른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은 높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도시와 사람’ 김한옥 사장은 “규제를 하면 다른 빈틈을 찾아가는 것이 투자의 속성”이라며 “규제 정책과 함께 건전한 투자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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