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일 값 급등 車-가전 비상…수입가 t당 100달러 올라

  • 입력 2004년 3월 26일 18시 55분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의 원재료인 핫코일의 2·4분기(4∼6월) 수입가격이 t당 100달러씩 치솟아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핫코일 가격의 상승에 따라 현대하이스코가 제품가격 23% 인상을 발표하는 등 냉연 및 아연도강판 가격 인상이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가격 인상이 어려운 냉연업계가 감산에 나설 경우 냉연제품 공급부족 사태가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본제철과 JFE 등 일본 고로(高爐)업체와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유니온스틸(구 연합철강) 등 국내 냉연강재 제조 3사의 5∼7월 선적분 핫코일 수입가격이 t당 450달러 수준으로 정해졌다. 이는 1·4분기(t당 340달러)보다 t당 110달러 비싼 것이다.

핫코일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냉연강판을 비롯해 강관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철강업계의 원재료.

현대하이스코는 전체 원재료의 70% 이상을, 동부제강은 50%가량을, 유니온스틸은 20∼30%가량을 각각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은 t당 500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제3국 수입은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출고분부터 냉연제품의 가격을 t당 12만∼13만5000원 올리기로 했다.

또한 아연도금강판은 t당 63만원에서 76만원으로, 일반냉연강판은 t당 52만원에서 64만원으로 오른다.

동부제강과 유니온스틸도 현대하이스코와 비슷한 수준에서 4, 5월에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핫코일을 직접 생산하는 포스코는 국제 냉연강재 가격을 반영해 t당 8만∼10만5000원 범위에서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포스코와 냉연 3사가 가격을 올리면 이를 쓰는 자동차와 가전, 건자재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위원은 “핫코일 가격 인상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은 t당 10만원 정도 가격을 올려야 할 상황”이라며 “철강업체들이 가격 인상 및 수익성 악화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감산에 나서면 냉연강재 공급 부족사태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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