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출자 승인]삼성카드 유동성 위기 일단 벗어나

  • 입력 2004년 3월 26일 18시 55분


삼성생명의 출자 및 대출지원이 이뤄짐에 따라 삼성카드는 일단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가 카드채의 만기연장을 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도 삼성생명의 지원액만으로 연말까지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올해 안에 유동성 위기를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韓丁太) 애널리스트는 “현재 삼성카드의 카드채 발행 금리가 연 7%대로 은행계 카드사보다 2%포인트가량 높다”며 “삼성생명의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 우려가 불식되고 자금 조달 금리가 떨어지면 경영정상화도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생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 경영정상화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드업계 경영정상화는 경기회복 외에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원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참여연대는 26일 금감위가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원 방안을 승인한 데 대해 다음 주중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금감위가 삼성생명의 대출한도를 확대해 준 것은 보험업법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상장 보험회사의 회계 처리가 자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손실이 계약자에게 전가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회계법인인 삼정KPMG를 통해 삼성카드에 대한 엄격한 실사를 했다”며 “연평균 투자수익률이 12∼15%로 전망되는 만큼 증자 참여는 삼성카드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투자”라고 주장했다. 삼성생명은 또 신용공여 한도 확대를 요청한 데 대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 삼성카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실제로 한도만큼의 대출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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