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급 진’이 인기다. 한 벌에 30만∼40만원 하는 청바지가 앞 다퉈 수입되거나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백화점에서 한 달에 2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의류매장은 고급 진 매장 일색이다. 주 5일제를 실시하고 캐주얼 스타일을 권장하는 직장이 늘어난 데다 저가 티셔츠와도, 고급 정장 재킷과도 잘 어울리는 실용성 때문이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함께 입는다=얼진, 페이퍼 데님, 블루 컬트, 세븐진 등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입으면서 한국에도 유명해진 청바지들.
갤러리아의 노재훈 바이어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안나수이, 아르마니 등 명품 브랜드에서 진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고급 청바지가 세계적으로 강세”라며 “진과 패션이 만나면서 청바지 매장의 매출이 백화점 패션 매장에서 선두”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유통업체들은 진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갤러리아 압구정점과 신세계 강남점은 이미 디젤, 아르마니 진, 캘빈클라인 진 매장 등 단독 매장과 얼진 세븐진 등을 모아 놓은 편집매장을 열었다. 롯데와 현대는 최근 디젤 매장을 연 데 이어 수입 진 매장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롯데는 본점에 4월 30일 세븐진 얼진 등 브랜드를 모아 놓은 편집매장을 연다. 롯데닷컴(www.lotte.com)도 리바이스 폴로 랄프로렌 익스프레스진 아메리칸이글 캘빈클라인 등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를 모아 ‘수입 진 전문매장’을 최근 열었다. 4월 세일기간 중 할인 판매를 하는 곳도 있다.
▽짧게, 붙게, 길게=요즘 유행은 골반 뼈가 아슬아슬하게 드러날 정도로 엉덩이 길이가 짧은 청바지다. 거기다 바지통은 몸에 붙고 다리는 길게 보이는 스타일이 인기다.
고급 진은 여러 차례 세탁을 해 색상이 다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 게 특징. 어떤 진은 ‘자카드’ 같은 무늬가 들어간 것도 있다. 소재는 부드러워 얼핏 보면 정장 바지 같을 정도.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디젤은 실험성과 파격성이 강해 ‘청바지의 오트 쿠튀르’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시즌마다 30여 가지의 독특한 세탁 기술과 디자인을 새로 선보인다. 15만∼33만원대(청바지 기준).
파라스코는 몸매를 살려 글래머처럼 보이게 한다. 인조 다이아몬드나 가죽 또는 자수로 고급스러운 장식을 사용하는 게 특징. 27만∼39만원대.
블루컬트는 앉아도 바지 뒷부분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25만∼35만원. 프랭키B는 골반뼈가 보일 정도로 엉덩이 길이가 짧다. 25만∼35만원.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는 ‘가죽처럼 보이는 면 재킷’이라거나 ‘재킷처럼 보이는 카디건’ 식으로 옷마다 눈에 띄는 한 가지 포인트를 줬다. 16만5000∼22만5000원. 게스는 명품 진 붐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브랜드 G’를 내놓았다. 29만8000원. 리바이스는 미국에서 150여년 전 광원들이 입었던 것과 같은 스타일의 ‘네바다 진’을 45만원에 판다.
국산 진인 닉스는 벨트에 크리스털로, 뒷주머니는 구슬로 장식된 고급 진을 34만5000원에 내놓았다. 리도 구슬장식이 돼 있는 진을 37만원에 판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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