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급 청바지’ 패션매장 휩쓴다…매출 급격히 늘어

  • 입력 2004년 3월 29일 18시 22분


‘나도 할리우드 스타처럼.’ 청바지 유행이 세계를 휩쓸면서 30만원대의 고가 청바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잡지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디젤’ 브랜드의 갤러리아백화점 매장에서 고객들이 청바지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 갤러리아백화점
‘나도 할리우드 스타처럼.’ 청바지 유행이 세계를 휩쓸면서 30만원대의 고가 청바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잡지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디젤’ 브랜드의 갤러리아백화점 매장에서 고객들이 청바지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 갤러리아백화점
《26일 오후 5시30분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 3층. 크고 작은 의류업체가 문을 열고 있지만 유독 사람이 붐비는 곳은 수입 청바지를 파는 곳이다. ‘디젤’ 매장에서 만난 회사원 유기호씨(26·여)는 이미 늘씬한 몸매에 청바지와 정장 재킷을 코디한 ‘믹스 앤드 매치’ 스타일을 입고 있었다. “원래 진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다양한 디자인과 스타일이 나와서 자주 산다. 입던 것까지 합하면 청바지가 30∼40벌은 된다. 하나에 30만원이 넘으면 어떤가. 디테일이 마음에 들면 싼 거 두세 개 사는 것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다.”》

‘명품급 진’이 인기다. 한 벌에 30만∼40만원 하는 청바지가 앞 다퉈 수입되거나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백화점에서 한 달에 2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의류매장은 고급 진 매장 일색이다. 주 5일제를 실시하고 캐주얼 스타일을 권장하는 직장이 늘어난 데다 저가 티셔츠와도, 고급 정장 재킷과도 잘 어울리는 실용성 때문이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함께 입는다=얼진, 페이퍼 데님, 블루 컬트, 세븐진 등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입으면서 한국에도 유명해진 청바지들.

파라스코 청바지

갤러리아의 노재훈 바이어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안나수이, 아르마니 등 명품 브랜드에서 진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고급 청바지가 세계적으로 강세”라며 “진과 패션이 만나면서 청바지 매장의 매출이 백화점 패션 매장에서 선두”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유통업체들은 진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갤러리아 압구정점과 신세계 강남점은 이미 디젤, 아르마니 진, 캘빈클라인 진 매장 등 단독 매장과 얼진 세븐진 등을 모아 놓은 편집매장을 열었다. 롯데와 현대는 최근 디젤 매장을 연 데 이어 수입 진 매장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롯데는 본점에 4월 30일 세븐진 얼진 등 브랜드를 모아 놓은 편집매장을 연다. 롯데닷컴(www.lotte.com)도 리바이스 폴로 랄프로렌 익스프레스진 아메리칸이글 캘빈클라인 등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를 모아 ‘수입 진 전문매장’을 최근 열었다. 4월 세일기간 중 할인 판매를 하는 곳도 있다.

▽짧게, 붙게, 길게=요즘 유행은 골반 뼈가 아슬아슬하게 드러날 정도로 엉덩이 길이가 짧은 청바지다. 거기다 바지통은 몸에 붙고 다리는 길게 보이는 스타일이 인기다.

고급 진은 여러 차례 세탁을 해 색상이 다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 게 특징. 어떤 진은 ‘자카드’ 같은 무늬가 들어간 것도 있다. 소재는 부드러워 얼핏 보면 정장 바지 같을 정도.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디젤 청바지

디젤은 실험성과 파격성이 강해 ‘청바지의 오트 쿠튀르’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시즌마다 30여 가지의 독특한 세탁 기술과 디자인을 새로 선보인다. 15만∼33만원대(청바지 기준).

파라스코는 몸매를 살려 글래머처럼 보이게 한다. 인조 다이아몬드나 가죽 또는 자수로 고급스러운 장식을 사용하는 게 특징. 27만∼39만원대.

블루컬트는 앉아도 바지 뒷부분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25만∼35만원. 프랭키B는 골반뼈가 보일 정도로 엉덩이 길이가 짧다. 25만∼35만원.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는 ‘가죽처럼 보이는 면 재킷’이라거나 ‘재킷처럼 보이는 카디건’ 식으로 옷마다 눈에 띄는 한 가지 포인트를 줬다. 16만5000∼22만5000원. 게스는 명품 진 붐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브랜드 G’를 내놓았다. 29만8000원. 리바이스는 미국에서 150여년 전 광원들이 입었던 것과 같은 스타일의 ‘네바다 진’을 45만원에 판다.

국산 진인 닉스는 벨트에 크리스털로, 뒷주머니는 구슬로 장식된 고급 진을 34만5000원에 내놓았다. 리도 구슬장식이 돼 있는 진을 37만원에 판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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