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中경제 전망]“韓-中, 상호보완서 경쟁관계로”

  • 입력 2004년 3월 30일 18시 59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한국 경제에 위기가 될까, 아니면 기회가 될까.

전문가들은 한국이 88올림픽을 계기로 ‘개발연대’를 마무리하고 중진국 대열에 확고히 올라선 것처럼 중국 경제와 기업들도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중해(徐重海) 연구위원은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기존의 양적인 고도 경제성장시대를 마감하고 산업고도화 전략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위원은 “특히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기업들이 88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것처럼 중국의 대기업들도 올림픽을 계기로 저가품 이미지를 벗어나 중·고가품 생산업체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면서 “올림픽 이후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베이징올림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대(對)중국수출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유진석(劉晋碩)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통해 연간 0.3%포인트의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올림픽과 엑스포가 열릴 때까지는 한국의 수출이 더 늘어나는 등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올림픽 등을 거치면서 중국의 산업은 자체적인 완결구조를 갖춰갈 것이며 주로 원부자재 수출을 통해 얻고 있는 한국의 대중국 무역흑자는 급속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의 기업과 정부는 올림픽을 통한 중국의 제2도약에 대응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역협회 양평섭(楊平燮) 연구위원은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가 맺어온 ‘상호 보완적 관계’는 경쟁적 관계로 전환될 것”이라며 “각 기업은 기술력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국내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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