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 대량 매입"

  • 입력 2004년 3월 31일 15시 31분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현대아산과 현재상선에 이어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장까지 맡아 그룹 총수로서의 지배력 강화에 본격 나선다.

또 제2의 경영권 분쟁 사태를 막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는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고 현대상선은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 회장은 3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권 안정을 위해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 70만주(시가 기준 약 300억원)를 시장에서 매입할 예정"이라며 "추가로 다른 우호세력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과 외국자본의 유치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 후 팔기로 한 지분 24.1%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KCC가 제안한 장외매매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는 매매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이 너무 어렵기 때문.

자사주 70만주는 전체 지분의 9.8%로 이 작업이 끝나면 현 회장측 우호지분은 40%에 이른다.

현 회장은 또 "현대상선은 자사주(12%)를 외국의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것 이외에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우호지분이 18%에 불과할 정도로 지분구조가 취약해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돼왔다.

현 회장은 KCC 정상영 명예회장과의 화해와 관련해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범 현대가문을 비롯한 가족들이 한식날(5일)에 고 정주영 명예회장 산소에 가니 그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이어 "중립을 지켜준 범 현대가문에 감사하며 지금까지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많이 썼다"며 "본업으로 돌아가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그룹을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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