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간접자산운용업법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제정됨에 따라 자산운용회사와 증권사가 다양한 자산운용상품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간접자산운용업법의 가장 큰 특징은 펀드 투자대상에 대한 제한을 없앤 것.
이에 따라 새로 선보일 펀드들은 주식과 채권, 장내 파생상품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은 물론 장외파생상품, 영화 등 문화상품, 금과 곡물 등 원자재, 부동산 등을 투자대상에 포함한다. 그만큼 투자자에게 고르는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가지수에서 부동산까지=가장 먼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펀드는 실물자산지수와 연계된 것들.
삼성투신운용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산운용회사와 증권사가 17개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를 반영한 로이터의 국제원자재가격지수인 ‘CRB지수’나 골드만 삭스의 1차 상품 가격지수(GSCI) 등에 연계한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투신 상품전략팀 나상용 과장은 “원유나 금 등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게 2년간 금지된 데다 주가지수연계펀드(ELS)와 유사한 상품이어서 투자자 모집이 쉬울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투자증권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금 현물가격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 펀드’를 검토 중이다. 이 펀드는 적립금의 95%는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5%를 금 가격과 연계된 옵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해외증시의 지수나 금리, 환율 등과 연계된 파생상품도 잇달아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투신은 5월 초 전 세계 헤지펀드 수익률을 지수로 산출해 이에 투자하는 인덱스(index)형 투자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일정 구간에서 움직이면 목표 수익률이 달성되고 이 구간을 벗어나더라도 기본적인 수익이 나도록 하는 상품을 구상 중이다.
영화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도 나온다. KTB자산운용은 이달 중순경 300억원 규모로 영화와 공연, 음반, 출판 등에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투운용은 사모(私募)방식으로 부동산펀드를 판매하기로 하고 막바지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자는 신중해야=다양한 펀드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간접상품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상품별로 독특한 운용방식이 요구되지만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투자신탁운용 이창현 마케팅팀장은 “부동산이나 영화의 경우 전문적인 이해가 요구되는 상품인데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하기 어려워 관련 상품 만들기를 미뤘다”고 말할 정도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느냐도 미지수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자산운용업법에 따라 새로운 펀드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지만 어떤 형태의 펀드도 상품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초기에는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자산운용회사가 간접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따라 준비 중인 펀드 | |||
회사 | 펀드 | 특징 | 판매시기 |
삼성투신운용 | 부동산펀드 | 가입기간 3∼5년, 투자상품 검토 중 | 6월 목표 |
실물자산지수펀드 | 가입기간 6개월 이상 다양하게 구성 | 4월 말 | |
대한투신운용 | 실물자산지수펀드 | 가입기간 1년, 석유지수나 CRB지수 등에 투자 | 4월 말 |
한국투신운용 | 부동산펀드 | 가입기간 3∼5년, 개발사업 대출 위주 | 4월 중순이후 |
엔터테인먼트펀드 | 영화, TV드라마, 외화수입 등에 투자, 가입기간 2년, 사모 형태로 모집 | 5월 초 | |
국민투자신탁운용 | 실물자산지수펀드 | 가입기간 1년,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골드만삭스가격지수(GSCI) 등과 연계해 운용 | 4월 중순 이후 |
KTB자산운용 | 엔터테인먼트펀드 | 영화, 공연, 음반, 출판 등에 적립금의 80% 이상 운영, 200억∼300억원 규모, 가입기간 2년 이상 | 4월 말 |
자료:각 회사 |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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