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출자총액제한을 받는 그룹 가운데 공기업과 합병, 기업분할 등으로 전년 비교 어려운 LG그룹을 제외한 상위 10개 그룹, 50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89조5694억원으로 전년보다 9.56% 줄었다.
반면 순이익은 12조9617억원으로 6.49% 늘었고 부채비율은 107.78%로 10%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순이익의 경우 12월 결산법인 전체 순이익(18조2709억원)의 70.98%를 차지, 전년도(51.04%)보다 비중이 커졌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4·4분기(10~12월)부터 수출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 관련 기업을 많이 갖고 있는 대그룹들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봤다"고 설명했다.
2002년에 적자였던 한화, 현대중공업, 금호, 두산 등 4개 그룹이 순이익을 내면서 10개 그룹 모두 흑자를 냈다.
또 자동차 수출호조에 힘입어 현대자동차그룹은 매출액이 전년보다 6.26% 증가한 49조1624억원이었고, 순이익은 25.83% 늘어난 3조3733억원에 달했다.
SK그룹은 석유화학 업종의 호황으로 순이익이 전년보다 38.77% 늘어난 2조901억원이었고, 현대그룹과 동부그룹도 순이익이 각각 193.64%, 263.40% 증가했다.
반면 한진그룹은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이 이라크전과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SARS)등의 영향으로 241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탓에 순이익이 전년보다 82.01% 급감한 984억원에 그쳤다.
삼성그룹도 매출액이 71조1332억원, 순이익이 6조798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25.36%와 18.26% 감소했다. 삼성의 경우 정보기술(IT) 경기 침체와 삼성물산과 같은 유통업종의 매출액 산정기준이 지난해 매출총액에서 판매수수료로 바뀐 게 원인이 됐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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