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부럽잖다” 리모델링 인기

  • 입력 2004년 4월 7일 17시 59분


절차가 복잡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일반에 분양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마친 서울 마포구 용강시범아파트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절차가 복잡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일반에 분양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마친 서울 마포구 용강시범아파트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지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최근 ‘리모델링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소형 평수 의무비율 상향 조정 등의 여파로 기존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방향을 선회한 데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리모델링 관련 주택법규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모델링 현황=다음 주 초 서울 용산의 이촌동 로얄아파트 리모델링이 시작된다. 공사를 맡은 대림산업은 골조만 유지한 채 인테리어와 설비를 첨단 시설로 교체하고 지하 수영장을 주차장으로 바꿀 예정. 발코니 확장과 증축으로 평형별 전용면적도 4∼6평 늘어나게 된다.

방배동 삼호아파트 96가구도 8월 중 삼성건설이 공사에 들어갈 방침. 53평형이 61평으로 늘어나게 되며 입주자들의 희망에 따라 방의 수와 거실 크기를 조정해 준다. 방배동 궁전아파트는 쌍용건설이 올 연말 착공한다. 국내 처음으로 개별 동이 아닌 3개 동 전체 단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차장과 놀이터 등 부대시설도 증개축한다.

압구정동 현대5차 2개 동은 10월경 삼성건설이 착공한다. 35평형을 51평형으로 늘리고 내부도 거의 ‘신축 수준’으로 한다는 방침이라 추가 분담금만 평당 325만원이다.

사업설명회가 한창 열리고 있는 광장동 워커힐아파트는 5월 말경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 용적률이 104%에 불과해 최근 신축 단지에 비해 3배가량 저밀도로 건립돼 있는 데다 14개 동 576가구가 모두 대형인 56∼77평형으로 구성돼 있어 리모델링이 완성되면 대형 부촌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외에 강남 서초 용산구의 낡은 아파트, 대지 면적이 넓고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된 여의도 아파트들 중 상당수가 리모델링 의사를 밝히고 있다. 마포구 용강시범아파트는 지난해에, 압구정 아크로빌은 올해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했으며, 현재까지 추진 단계에 있는 사업장은 약 20곳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올해 서울에서만 3000가구 이상의 사업 수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리모델링 돈 되나=LG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34, 50평형은 매물이 품귀 상태다. 미성공인중개사 양완준 대표는 “원래 인근 현대아파트에 비해 5000만∼1억원 싼 가격에 거래됐으나 최근 이를 웃돌고 있으며 34평형은 호가가 8억원 선이다”고 말했다. 또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20평도 4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워커힐아파트를 비롯해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으면서 소문만 무성한 여의도 S아파트 등도 최근 시세가 상승하고 있다.

용강동 시범아파트 입주민 이백규씨(57)는 “18평이 22.5평으로 늘어나 전반적인 생활여건에 만족한다”며 “그러나 리모델링 첫 사업이다 보니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났고 과세기준도 훨씬 높아져 평당 분담금이 300만원까지 치솟았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 재개발1팀 도기탁 과장은 “리모델링은 시공사 선정 후 1년 반 정도면 입주가 가능하다”며 “특히 역사가 오래된 아파트 건설 회사들은 예전 건축물의 도면이 남아 있어 리모델링 설계나 비용 측면에서 훨씬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완화된 규제=지난달 25일 노후 단지들이 많은 서초구에서는 리모델링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지 면적에서 필수 조경 면적 비율을 30%에서 15%로 줄였고, 건폐율과 용적률도 각각 1.2배, 1.3배로 완화해 기존 건물보다 다소 넓게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앞서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말부터 리모델링을 위한 주민 동의율을 100%에서 80% 이상으로 완화했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에 한해서는 부가세를 면제키로 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박사는 “재건축 규제가 강화 일변도로 가고 있어, 올해가 본격적인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자로서는 단지마다 사업성이 천차만별이니만큼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추진 혹은 완료된 서울 지역 아파트 시세 (단위:만원)
지역아파트입주시기사업진행 상황평형시세
강남구 압구정동현대5차77년 12월시공사 선정(삼성건설)3575,000∼83,000
강남구 압구정동미성1차82년 11월우선협상사 선정(LG건설)3465,000∼75,000
50100,000∼115,000
강남구 압구정동한양1차77년 12월우선협상사 선정
(삼성건설 포스코건설)
※재건축도 동시 추진
2040,000∼45,000
2753,000∼58,000
강남구 압구정동아크로빌2004년 2월입주 완료(대림산업)85214,900∼224,900
강남구 신사동삼지75년 8월시공사 선정(삼성건설)2328,000∼29,000
강남구 일원동개포한신85년 11월추진위 결성2750,000∼57,000
마포구 용강동시범2003년 7월입주완료(대림산업)2320,000∼21,000
서초구 방배동삼호3차76년 5월시공사 선정(삼성건설), 8월 착공5369,000∼75,000
서초구 방배동궁전77년 11월시공사 선정(쌍용건설)3955,000∼63,000
용산구 이촌동로얄71년 10월시공사 선정(대림산업), 4월 착공4750,000∼60,000
용산구 이촌동장미76년 7월추진위 결성6480,000∼100,000
광진구 광장동워커힐78년 12월추진위 결성, 사업설명회 진행5680,000∼100,000
7795,000∼110,000
강동구 명일동삼익가든1차84년 10월사업타당성 검토 중3030,000∼33,000
자료:부동산114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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