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건설社 시공능력 선진국에 크게 뒤져

  • 입력 2004년 4월 8일 18시 48분


국내 건설업체들의 주택 시공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건설산업연구원이 작성한 ‘주택 생산체계 효율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 5개 대형 건설업체가 건설한 평균 22층짜리 고층 아파트의 공사기간은 평균 30개월이었으나 미국은 30층 건물이 11개월 만에 완공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층빌딩 공사에서 한 층을 만드는 시간도 미국의 3배 이상이었다. 미국은 골조를 구축하는 데 2∼4일, 마무리 공사까지는 11일이 걸리지만 한국은 골조를 만드는 데만 12.6일, 완성까지는 32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8∼1999년 주택공사의 아파트 건설현장 147곳에서는 당초 계획보다 평균 66.2일나 완공이 지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장비를 기계화하고 공정관리를 정교화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단축한 반면 한국은 담당자의 경험과 직관에만 의존하는 탓에 공기 지연이나 설계변경이 잦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건설기술 수준에 있어 주택은 미국의 69%, 고층빌딩은 66%에 그쳤고 기획, 설계, 관리 등의 부문은 훨씬 더 취약했다.

반면 한국의 주택가격은 연간소득 대비 5.5배, 특히 서울의 경우 6.4배로 주요 선진국 수도의 주택가격이 소득 대비 평균 4.6배인 것에 비해 40%나 높았다.

보고서를 만든 권오현(權五賢) 연구원은 “건설업체들이 원가절감이나 공정개선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며 “원자재, 공사비, 분양가 부담이 연쇄적으로 상승하는 악순환이 생기지 않도록 자재의 표준화, 자동화, 기계화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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