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돈 모두 현찰 정상적 아니었다”…여택수씨 첫 공판

  • 입력 2004년 4월 8일 18시 48분


롯데에서 불법자금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여택수(呂澤壽) 전 대통령제1부속실행정관은 8일 열린 첫 재판에서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병운·金秉云)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받은 돈이 모두 현찰이어서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았다”며 이같이 진술했다.

그는 “2003년 9월 3억원을 받아 당에 2억원만 전달하고 나머지 1억원을 유용한 것이 아니냐”는 검찰의 추궁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여씨는 “3억원의 일부는 열린우리당 당사 입주금으로 쓰였고 나머지는 당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고도제한 등의 현안이 있었던 롯데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물로 3억원을 준 것이 아니냐”고 몰아세웠으나 여씨는 “대통령부속실행정관의 직무와 롯데의 사업은 무관하다”고 맞섰다.

여씨는 또 대선 직전 썬앤문그룹 문병욱(文丙旭·구속)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인정했으나 “당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문 회장과 5분가량 인사만 나눴을 뿐 돈을 받은 사실은 몰랐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