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공장 안에 떨어져 있는 쇳조각 모으기 운동을 펴 공장 곳곳에 버려져 있던 쇳조각 100t 이상을 모았다.
포항제철소 이원표 소장은 “철광석을 원료로 철강을 생산하는 회사로 고철 하나라도 귀중히 여긴다는 뜻에서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철을 원료로 쓰는 국내 최대 전기로업체인 INI스틸과 동국제강도 쇳조각 모으기를 하고 있다.
INI스틸 오필정 홍보팀장은 “공장 가동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원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돼 직원의 정신무장 차원에서 쇳조각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범국민 고철 모으기 운동을 3월 말까지 벌여 모두 12만7700t을 수집했다.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처럼 적지 않은 국민이 이 운동에 동참했다. 방치돼 있던 가전제품과 농기구 등을 말끔히 치우고 외화도 아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철강생산량은 4600만t으로 세계 5위. 연간 고철 수입량은 670만t, 금액으로는 1조원을 넘는다.
국제 고철가격이 최근 t당 26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고철 모으기도 일회성 운동으로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일정부는 ‘오염물질을 생산하지 않는 것이 최선, 재활용이 차선, 그냥 버리는 것이 최악’이라는 골자의 환경정책을 펴고 있다.
독일의 재활용 교육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철저히 시행된다. 재활용의 이유와 환경오염이 주는 폐해를 특히 강조한다. 어릴 때부터 습관화하는 셈이다.
독일 학교의 교과서는 대부분 헌 책이다. 재생용지로 만든 책을 학기 초 무료로 나누어준 뒤 회수해 다음 학기에 학생에게 다시 배포한다. 책 한권을 3∼5년씩 쓴다.
독일의 주택가나 공공장소에는 폐지, 유리(캔류 포함), 페트병 등 플라스틱류, 일반 쓰레기 등을 모으기 위한 분리수거함이 있다. 독일인 1인당 쓰레기 생산량은 연간 300kg, 전체로는 연간 3억t이나 된다. 이는 제주도의 표고를 0.7m나 높일 수 있는 양이다.
1991년 만들어진 독일의 포장법은 생산자에게 ‘녹색마크’를 상품포장에 붙이고 80% 이상 회수하도록 의무화했다. 회수된 것은 90% 이상 재활용해야 한다. 또 1994년 제정된 재활용법은 제조자, 판매자, 사용자 모두에게 공동 책임을 지우고 있다.
한국은 거의 모든 자원을 수입하는 만큼 일회성 수집운동에 그치는 것보다 독일처럼 아끼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생활화하면 어떨까.
김상철 경제부 차장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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