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건설은 이에 따라 12일부터 2주 일정으로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을 돌며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국내 상장·등록 기업들의 해외IR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해외로 뛰고 있는 것.
국내 영업에 치중한 국내 증권사들도 우량주 발굴과 해외 마케팅을 연결시킨 해외 영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주가 호재=12일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해외IR를 마친 기업은 거래소 19곳, 코스닥 18곳이다.
이달에는 고려개발 LG건설 예당 엔터기술 엠텍비젼 한신평정보 백산OPC 아이디스 이레전자 세코닉스 프롬써어티 레인콤 파라다이스 등 14개 기업의 해외IR가 잡혀 있다.
해외IR 이후 외국인 지분 상승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는 기업도 적지 않다.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와 홍콩, 이달 초 미국 뉴욕 보스턴 등에서 해외IR를 진행한 크로바하이텍의 외국인 지분은 한 달 만에 10%포인트 올랐다. 주가도 40% 가까이 상승했다.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인 인선이엔티는 지난달 29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해외IR를 연 뒤 6일 영국계 TCI펀드에 대주주 지분 10%를 넘기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 밖에 LG화재 팬택앤큐리텔, 대우종합기계 엠텍비젼 인탑스 등도 해외IR 이후 외국인 지분과 주가가 오른 종목으로 꼽힌다.
서울증권 박승원 투자분석팀장은 “실적과 재무 안정성 등을 살피고 해외IR 이후 일주일 정도 외국인 매매를 주시하며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외국인 모시기’ 경쟁=삼성증권 동원증권 등 해외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법인 매출 중 해외 매출이 국내를 앞서기 시작했다.
동원증권 유상호 부사장은 “이달 들어 해외 법인영업 매출이 국내 매출의 갑절로 늘었다”며 “중소형주를 집중 발굴해 해외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주식 거래대금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44%인 데 비해 국내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9.82%(국내 일반법인 거래까지 포함하면 12.26%)에 그쳤다.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외국인 거래 수수료는 국내 기관 수수료의 2배 이상”이라며 “지난해 30여개 기업의 해외IR를 주선했지만 올해는 40개 정도로 늘고, 해외 영업 수수료 매출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5월경 외국인 투자자 150명을 국내로 불러들여 한국 대표기업 20곳, 대만 대표기업 5곳 등 25곳의 IR를 열 예정이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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