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관(黃明寬) 한은 안전관리 실장은 13일 “서울 남대문로의 본점은 물론이고 16개 지역본부에 영화와 비슷한 범죄의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출입자에 대한 통제와 검문검색을 강화했으며 현금보관소 등 중요 지역을 지키는 경비인력에게 기관총과 실탄을 추가로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범죄의 재구성’은 1996년 경북 구미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기사건에서 착안한 영화다. 그해 설 연휴 첫날이던 2월 17일 한은 구미사무소에 대동은행 구미지점 직원을 가장한 범인 2명이 나타나 은행간 내부거래용 백지 당좌수표를 내고 현금 9억원을 인출해 갔던 것.
당시 범인들은 대동은행 구미지점 금고에서 훔친 한은 발행 백지 당좌수표 1장에 구미지점의 가짜 고무인과 지점장 도장을 찍어 가짜 당좌수표를 만들었다.
또 9억원을 1만원권으로 인출해 마대 3개에 담아 달아났으며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
한편 김두경(金斗經) 한은 발권국장은 “사고 이후 금융기관이 한은에서 현금을 인출하려면 하루 전에 한은 전산망을 통해 통보하도록 하고 인출할 때도 미리 등록된 사람인지 조회하고 있어 영화에 나오는 식의 범죄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은은 이 영화의 제작사인 싸이더스에 ‘한국은행’이라는 이름을 빼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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