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지주회사 요건 작년 6월말부터 갖췄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말부터 이미 지주회사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상반기 말 자산 3조1021억원, 자회사 지분 1조6723억원으로 자산 대비 자회사 지분가치의 비율이 53.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인 ‘자산 1000억원 이상, 총자산 대비 자회사 주식평가액 50% 이상’의 지주회사 요건을 지난해 6월 말에 갖춘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정위 당국자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작년 하반기에 급등하면서 삼성에버랜드가 뜻하지 않게 지주회사가 됐다는 삼성측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삼성에버랜드가 이번에 삼성생명 주식의 일부를 파는 수준에서 지주회사 규제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매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어 삼성그룹으로서는 지배구조의 ‘판’을 다시 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홍진 삼성 구조조정본부 상무는 “시장상황에 따라 항상 움직이는 삼성전자 주가를 매번 지켜보면서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 요건을 갖췄는지 따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