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백영훈(白永勳) 한국산업개발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초청 포럼에서 강연을 통해 "21세기를 맞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주화시대의 역기능 현상"이라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 하의 권력구조 상층에서 정책을 담당해온 관료집단이 단기적 인기의 영합주의에 빠져 국가의 장기 아젠더를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원장은 "관료집단이 평등과 정의실현의 개혁 파동 속에서 경제 재도약을 위한 성장엔진을 멈추게 했고 반(反)기업주의 사상을 확산시키는데 앞장서 왔다"면서 "한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관료집단의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고 기업집단을 중심으로 성장엔진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밀려오는 외국자본과 외국상품의 물결 속에서 우리 기업이 외국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역차별을 막아야 한다"면서 "국가와 기업집단, 국민 모두의 자기희생 없이는 경제 재도약의 희열을 맛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본주의체제의 가장 큰 적은 허구와 허상 속에 파묻혀 국민적 부의 축적기능을 왜곡시키는 비능률적 관료집단"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국가경쟁력의 혁신이라는 새로운 이념을 기초로 정부조직의 총체적 진단과 새로운 국가리더십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연 황인학(黃仁鶴) 연구조정실장은 "관료집단의 도덕적 해이감 등 우리 경제와 사회가 처한 상황 진단에 대해 참석한 기업인들이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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